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왼쪽)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총괄했지만, 박 대통령과 공약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결별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국회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왼쪽)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2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경제 공약을 총괄했지만, 박 대통령과 공약 이행을 놓고 갈등을 빚다가 결별했다. 청와대 제공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국회연설 직전 정의화 국회의장 및 여야 지도부와 비공개 환담을 했다. 이날 환담에는 정 의장을 비롯해 정갑윤 국회 부의장,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박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경제 멘토’ 역할을 했다가 최근 더민주에 합류한 김 대표와 어떤 얘기를 주고받았는지에도 관심이 쏠렸다.

박 대통령은 야당 지도부에 먼저 인사를 건넸다. 정 의장이 박 대통령에게 “야당에 먼저 인사하면 좋겠다”고 청하면서다. 박 대통령이 김종인 대표에게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넸고, 김 대표는 “오래간만입니다”라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 원내대표에게는 “원래 오늘이 교섭단체 연설하는 날인데 나에게 양보해줘 고맙다”고 말했고, 김무성 대표에게는 “입술이 다 부르트셨다. 수고가 많으시다”고 격려했다.

김종인 대표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이라는 긴급한 상황에 대해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해 주셔야 한다”고 하자 박 대통령은 “그래서 오늘 국회에 온 것”이라고 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을 직접 겨냥하면서 “북한의 도발은 예고된 상황인데 북한을 갑자기 고립시키는가”라며 “정부가 너무 왔다 갔다 하니 국민 불안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안보와 경제가 어려운데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적시에 써야 효과가 있지 시간이 지나면 의미가 없다”며 테러방지법 등 쟁점법안 처리를 당부했다.

김종인 대표는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언급하면서 “중국을 너무 믿지 말라. 중국이 북한을 버릴 수 없다는 점, 중국은 바깥으로 하는 언급과 속 생각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참작해서 정부가 협상을 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과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한·미·일 공조가 참 중요하다. 한국은 당사자이기 때문에 더욱 선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