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w&Biz] "수사대상 장군 심리 이해하려고 600쪽 '명장의 코드'까지 읽었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조 방산비리' 파헤친 김기동 부패범죄특수단장
“단장 개인이 강조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집무실에 꽂혀 있는 책 《명장의 코드》에 대해 묻자 김기동 부패범죄특별수사단(특수단) 단장(51·사법연수원 21기·사진)이 보인 반응이다. 《명장의 코드》는 미국 장군 100명 이상을 인터뷰해 그들의 리더십과 성격을 분석한 책이다. 김 단장은 “방위사업비리수사단장으로서 장군들을 수사하면서 읽었다”고 설명했다. 책 사이엔 김 단장이 읽으면서 꽂아둔 메모지가 여럿 있었다. 수사대상을 이해하고자 600쪽에 달하는 책을 꼼꼼히 읽은 것이다.
김 단장은 지난해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 단장을 맡아 1조원대 비리를 파헤친 끝에 육해공 장성 11명을 법정에 세웠다. 이때 떨어진 ‘별’만 29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수사하면서 상대 심리를 파악하고자 철저히 공부하는 검사가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수사 스타일이 꼼꼼하고 치밀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수수사통’인 김 단장의 수사력은 검찰 내에 잘 알려져 있다. 2013년 원전비리수사단 단장을 맡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관계자 153명을 재판에 넘겼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 부장검사로 있으면서 BBK 사건, IBM의 660억원대 납품 비리 사건, 제이유그룹 로비사건 등을 지휘한 경험도 있다.
특수단은 지난달 27일 11명의 평검사 배치를 마무리짓고 총 31명으로 본격 출범했다. 출범 당일 기자들을 만난 김 단장은 ‘수사’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정성을 다해 수사하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며 빨간 넥타이를 고쳐 맸다.
특수단이 자리잡은 서울중앙지검 12층은 앞으로 ‘특별구역’이 된다. 같은 중앙지검 직원도 승인을 받지 않는 한 12층에 출입할 수 없다. 김 단장이 외부인을 만나야 할 경우 15층에 마련된 세미나실을 이용한다. 김 단장은 “그래도 기자들 전화는 최대한 받겠다”고 말했다.
향후 수사대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단장은 “중대한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무실 내 그의 책장에는 그동안 수사한 원전비리와 김경준(BBK사건) 파일이 최근에도 꺼내본 듯 뒤엉켜 있었다. 그가 말한 ‘중대한 부정부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김 단장은 지난해 방위사업비리합동수사단 단장을 맡아 1조원대 비리를 파헤친 끝에 육해공 장성 11명을 법정에 세웠다. 이때 떨어진 ‘별’만 29개다. 한 검찰 관계자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수사하면서 상대 심리를 파악하고자 철저히 공부하는 검사가 있다”며 “그런 사람들은 수사 스타일이 꼼꼼하고 치밀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수수사통’인 김 단장의 수사력은 검찰 내에 잘 알려져 있다. 2013년 원전비리수사단 단장을 맡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을 비롯해 관계자 153명을 재판에 넘겼다. 2008년 서울중앙지검 특수1·3부 부장검사로 있으면서 BBK 사건, IBM의 660억원대 납품 비리 사건, 제이유그룹 로비사건 등을 지휘한 경험도 있다.
특수단은 지난달 27일 11명의 평검사 배치를 마무리짓고 총 31명으로 본격 출범했다. 출범 당일 기자들을 만난 김 단장은 ‘수사’ 얘기가 나올 때마다 단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정성을 다해 수사하되 타이밍을 놓치지 않겠다”며 빨간 넥타이를 고쳐 맸다.
특수단이 자리잡은 서울중앙지검 12층은 앞으로 ‘특별구역’이 된다. 같은 중앙지검 직원도 승인을 받지 않는 한 12층에 출입할 수 없다. 김 단장이 외부인을 만나야 할 경우 15층에 마련된 세미나실을 이용한다. 김 단장은 “그래도 기자들 전화는 최대한 받겠다”고 말했다.
향후 수사대상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단장은 “중대한 부정부패 사건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집무실 내 그의 책장에는 그동안 수사한 원전비리와 김경준(BBK사건) 파일이 최근에도 꺼내본 듯 뒤엉켜 있었다. 그가 말한 ‘중대한 부정부패’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