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불안에도 공모주 투자엔 돈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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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개사 청약에 7조위안 몰려…평균 경쟁률 2700대 1 달해
공모가 상한제로 투자수익 커…상장시 주가 큰 폭으로 상승
IPO제도 등록제로 곧 변경…"수익률 떨어지기 전에 투자하자"
공모가 상한제로 투자수익 커…상장시 주가 큰 폭으로 상승
IPO제도 등록제로 곧 변경…"수익률 떨어지기 전에 투자하자"
중국 상하이증시는 지난달 세계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저조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위안화의 급격한 약세와 실물경기 둔화 우려가 겹쳐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월에만 약 23% 급락했다. 증시는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주식시장에 신규 상장(IPO·기업 공개)하는 기업이 발행하는 공모주 투자 열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신규 상장 기업의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은 약 2700 대 1을 기록했다.
◆6개 기업 청약에 7조위안 몰려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폭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내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증시의 지난달 거래량도 전달 대비 약 20% 감소했다. 하지만 상하이·선전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 공모주 투자에는 거액의 자금이 몰려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6개 기업이 시행한 공모주 청약에는 총 7조1000억위안(약 1290조원)의 거금이 몰렸다. 호주 주식시장의 전체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의 자금이 6개 기업 공모주 청약에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거액의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도 2700 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 하이순신차이의 청약 경쟁률은 4496 대 1을 기록했다.
대부분 국가에선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 공모주 투자 열기도 수그러든다. 하락장에서는 공모주에 투자해도 해당 기업이 상장한 이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달 미국 주식시장에서 단 한 건의 신규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공모가격 규제로 투자수익률 보장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공모가격 규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는 기업이 신규 상장할 때 수요공급원칙에 따라 공모가를 결정한다.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으면 공모가가 올라가고, 투자자가 적으면 공모가가 낮게 형성된다. 이 때문에 공모주 투자 수익률도 높지 않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전체 주식투자자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은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 6개 기업 공모가는 주가수익비율(PER) 23배 이하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이는 현재 중국 전체 증시 PER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공모가 규제 덕분에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 상장한 기업 주가는 연말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383% 상승했다. 상하이에 있는 투자회사 장시인베스트먼트의 왕정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에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은 확실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공모주의 희소성도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는 IPO제도를 조만간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쥐고 있는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권한을 상하이·선전거래소로 이양하면서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모가도 정부 규제가 아닌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IPO 등록제가 시행되면 확실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공모주 투자 기회가 사라진다는 생각에 등록제 이전에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상하이종합지수는 새해 첫 거래일인 4일부터 폭락하기 시작해 지난달 내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갔다. 상하이증시의 지난달 거래량도 전달 대비 약 20% 감소했다. 하지만 상하이·선전증시에 신규 상장하는 기업 공모주 투자에는 거액의 자금이 몰려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6개 기업이 시행한 공모주 청약에는 총 7조1000억위안(약 1290조원)의 거금이 몰렸다. 호주 주식시장의 전체 시가총액과 맞먹는 규모의 자금이 6개 기업 공모주 청약에 쏟아져 들어온 것이다. 거액의 자금이 몰리면서 공모주 청약 평균 경쟁률도 2700 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 하이순신차이의 청약 경쟁률은 4496 대 1을 기록했다.
대부분 국가에선 증시가 급락세로 돌아서면 공모주 투자 열기도 수그러든다. 하락장에서는 공모주에 투자해도 해당 기업이 상장한 이후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지난달 미국 주식시장에서 단 한 건의 신규 상장이 이뤄지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예외였다.
◆공모가격 규제로 투자수익률 보장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중국 공모주 투자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공모가격 규제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미국 유럽 등 대부분의 국가는 기업이 신규 상장할 때 수요공급원칙에 따라 공모가를 결정한다. 공모주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으면 공모가가 올라가고, 투자자가 적으면 공모가가 낮게 형성된다. 이 때문에 공모주 투자 수익률도 높지 않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전체 주식투자자의 80%를 차지하는 중국은 정부가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를 일정 수준 이상 높이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올 들어 공모주 청약을 시행한 6개 기업 공모가는 주가수익비율(PER) 23배 이하 수준에서 결정됐다”며 “이는 현재 중국 전체 증시 PER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공모가 규제 덕분에 지난해 중국에서 신규 상장한 기업 주가는 연말까지 공모가 대비 평균 383% 상승했다. 상하이에 있는 투자회사 장시인베스트먼트의 왕정 최고투자책임자는 “중국에서 공모주에 투자하는 것은 확실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상품에 투자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공모주의 희소성도 투자자들이 공모주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는 허가제로 운영하고 있는 IPO제도를 조만간 등록제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증권감독관리위원회가 쥐고 있는 신규 상장 기업에 대한 심사권한을 상하이·선전거래소로 이양하면서 관련 규제도 대폭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모가도 정부 규제가 아닌 시장원리에 따라 결정된다.
블룸버그통신은 “IPO 등록제가 시행되면 확실한 수익률이 보장되는 공모주 투자 기회가 사라진다는 생각에 등록제 이전에 개인투자자들이 앞다퉈 공모주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