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빅데이터 적극 활용…중앙정부·지자체 신사업 발굴 가능
병신년(丙申年) 시무식에서 던진 국내 대기업 총수들의 메시지는 표현은 조금씩 달랐지만 맥은 통했던 것 같다. 올해처럼 불확실성이 높아진 위기 환경에서 필요한 것은 선제적 변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답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총수들은 연구개발(R&D)과 자원 투자를 강조했다.

신년 벽두 주요 일간지 1면에 빠지지 않던 기사 중 하나는 한미약품이었다. 2800여명의 이 회사 직원이 1100억원에 달하는 주식과 현금 보너스를 받게 됐다는 기사였다. 지속적인 신약 개발로 지난해 8조원이 넘는 ‘수출 대박’을 터뜨린 과실이다. 한미약품은 기업의 R&D 투자와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사물인터넷(IoT)과 빅데이터 환경에서 창조적 시장 개척과 R&D 투자를 통해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과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융합정보기술 발달로 공간적 제한이 없어지고 언제 어디서든 정보를 예측하고 감지하는 게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어서다. 사물인터넷으로 세상은 커넥티드(connected·연결)되고 있으며 우리의 삶과 가치도 거대한 변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사물인터넷 도입에 기반한 커넥티드된 공공부문을 실현하면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공자원의 효율성이 늘어나고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신규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효과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사물인테넷은 공공부문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공공치안시스템, 수자원관리시스템, 재난대응시스템, 헬스케어시스템, 스마트시티, 전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물인터넷을 활용하면 위기대응을 더 빠르게 할 수 있어 국민의 편리성과 경제적 가치를 증대할 수 있을 것이다. 고속도로에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해 지능화하면 통행시간과 교통사고, 대기오염 감소 효과를 거둘 수도 있다. 도시 상·하수도에 누수 탐지 센서를 부착하면 누수 예방효과를 거둘 수 있고, 가정용 쓰레기통에 무선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 배출량을 감시함으로써 쓰레기 배출량을 줄일 수도 있다.

역사적으로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의 아이콘이 많았다. 우리 역사에선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이, 21세기 미국에선 스티브 잡스가 그랬다. 두 사람은 공통점이 있다. 백성과 소비자를 ‘고객’으로 보고 인적 또는 물적으로 끊임없이 R&D 투자를 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는 것이다. 미래성장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선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인재 양성과 R&D 투자가 필요하다.

윤영원 < 딜로이트 안진 부대표·공공부문 리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