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야당이 박 대통령 흔들 때 TK 의원들은 어디서 뭐했나"
추경호·하춘수 등 지역구 방문…대구·경북, 친박-친유 대결 격화
최 의원은 지난 30일 하춘수 전 DGB금융지주 회장의 새누리당 대구 북갑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 축사에서 “요즘 진박(진실한 친박)이 어떻고 하는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며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TK 의원들은 박 대통령을 잘 모시라고 뽑아준 것인데 박근혜 정부 들어 뭐했느냐”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고 얼마나 흔들어댔느냐”며 “그때 충청·강원 의원들이 나와서 온몸으로 막았는데 대구·경북 의원들은 어디 갔나”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박 대통령이 국회에 발목 잡혀서 일을 못하고 하도 답답해서 좀 도와달라고 한 말이 ‘진실한 사람’”이라며 “그걸 갖고 진박이니 하며 코미디처럼 조롱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또 “대통령이 지금 야당에 발목 잡히는 정도가 아니라 발목이 부러질 정도”라며 “TK 의원들은 도와주기는커녕 뒷다리를 걸거나 비아냥거린 것 말고 한 일이 뭐 있느냐”고 비난했다. “야당에서 최경환이 경제부총리라고 예산 다 가져갔다며 박근혜 예산, 최경환 예산이라고 할 때 호남은 서해안고속도로 건설할 때 예산 많이 가져가지 않았느냐며 대든 TK 의원이 있었느냐”고도 했다.
그는 “경제부총리로 있을 때 경제는 안 살아나고 세수는 줄어 죽을 지경인데 세금 올리라고 하고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뒷다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이며 대선공약 가계부의 불이행을 반성한다”고 말한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발언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해석이다. 이어 “(현역 의원들은) 왜 멀쩡한 사람을 찍어내느냐, 억울하다고 하기 전에 스스로 뭐했는지 돌아보고 평가받아야 한다”며 “TK 의원들은 스스로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4·13 총선을 앞두고 대구에선 유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현역 의원 지역구에 ‘진박’을 자처하는 후보들이 나서면서 ‘진박 대 친유’ 구도가 형성됐다.
이런 가운데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비박계 새누리당 의원 50여명은 31일 저녁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하고 ‘20대 총선 필승’을 다짐했다.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대표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학용 의원이 주선했다. 친박계는 부적절한 자리라며 반발했다. 2시간가량 진행된 만찬 회동에는 권성동·김성태·김영우·서용교 의원 등 ‘김무성계’를 주축으로 초·재선 의원 5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자리를 두고 최근 최경환 의원이 당으로 복귀하면서 친박계 의원을 중심으로 릴레이 만찬 회동을 하고 있는 것을 의식한 대응 차원의 ‘세 결집’이 아니겠느냐는 해석도 나온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은 “공천 대상자들을 불러 놓고 살아 돌아오라고 하면서 줄세우기하는 이런 모습은 당 대표가 할 노릇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