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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Z Insight ]늙지 않는 듀폰을 보라…조직의 불로초는 '꾸준한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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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ERI 경영노트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BIZ Insight ]늙지 않는 듀폰을 보라…조직의 불로초는 '꾸준한 변화'
    우리 경제의 엔진인 기업이 늙어간다. 작년 말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연령은 설립 후 37.8세였다. 약 10년 전인 2005년의 32.9세에 비해 5년가량 높아진 것이다. 설립 40년을 넘긴 회사의 비중도 2005년에는 3분의 1이 채 안 됐지만 이제는 절반이 넘는다. 사람뿐만 아니라 조직의 고령화 속도도 숨가빠 보인다.

    조직의 평균 연령 상승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랜 세월에 걸친 경험 및 연륜에서 구축된 탄탄한 시스템과 브랜드는 쉽사리 흉내낼 수 없는 훌륭한 무기가 될 수 있다. 예컨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를 구성하는 우량 기업들의 평균 연령은 100세가 넘는다.

    기업 장수 시대를 자축하기는 이르다. 빠른 속도로 성장해온 저력이 있는 우리 기업들이지만, 100년 넘게 산업을 이끈 우량 장수기업만큼의 명성과 노하우를 다지지는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창의와 빠른 속도로 무장한 세계 곳곳의 젊은 혁신기업들은 거칠게 도전해 온다. 중년에 이른 우리 기업들이 어설픈 연륜에 기대거나, 매너리즘에 빠져 혁신의 고삐를 늦춘다면 장수기업과 혁신기업 사이에서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기업이 젊음을 유지하며 더 많은 혁신의 씨앗을 뿌려야 하는 이유다. 젊은 조직은 그냥 구호가 아니다. 살기 위해 조직은 늘 젊어야 한다.

    조직이 하루 아침에 늙는 것은 아니다. 노화란 언제나 살금살금 다가온다. 확연한 노화를 느꼈다면 이미 늦었을 수도 있다. 조직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노화의 조짐을 민감하게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경계하며 살펴야 할 조직 노화의 대표적 증상 두 가지만 살펴보자.

    우선 노쇠한 조직에는 군살과 주름살이 늘어난다. 실효성 없는 복잡한 규정과 절차, 역할이 불분명한 부서와 계층이 쌓이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 좋은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쌓이기만 한다면 조직을 둔하고 느리게 만든다. 군살과 주름이라는 내부 비효율이 버거워 거동조차 어려운 조직에 혁신은 사치일 뿐이다.

    왕년의 성공이 미래를 가로막는 것도 조직 노쇠의 전형적 증상이다. 미래에 자신이 없을 때 과거로 퇴행한다. 과거 방식이나 기존 사업의 논리가 신사업이나 새로운 시도의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지 경계해야 한다. 변화를 따르지 못해 몰락한 조직들은 대부분 그런 과정을 거쳤다.

    조직은 늘 노화를 경계하면서 동시에 새롭게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오랫동안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장수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참고해보자. 제너럴일렉트릭(GE)에는 ‘퍼스트빌드(Firstbuild)’라는 작은 자회사가 있다. 이 자회사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과 같은 방식으로 신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조직 외부의 아이디어도 거침없이 받아들인다. 이미 상당수 신제품을 기존 GE 방식보다 훨씬 짧은 기간과 적은 비용으로 개발해냈다. 많은 회사가 GE를 우러러 모방하지만 정작 GE는 멈추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 혁신 실험실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을 위한 굳건한 원칙을 운영하는 장수기업도 있다. 매출의 30% 이상이 4년 내에 시도한 혁신에서 나와야 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는 듀폰(DuPont)이 그렇다. 모든 것을 단번에 바꾸라는 비현실적인 목표가 아니라 꾸준한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해온 것을 모두 팽개치는 변덕보다는 기존 강점에 새로움을 조금씩 더해가며 꾸준히 탈바꿈한다. 그 꾸준함이 200년 넘는 역사에도 불구하고 여러 산업을 넘나들며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는 이유일지도 모른다.

    장수의 비결은 어쩌면 단순하다. 그것은 작고 꾸준한 변화의 일상화다. 최근 GE는 가전부문을 매각하고, 듀폰은 다우케미칼과 합병을 추진하는 등 선굵은 변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 과감함의 이면에는 작은 변화를 멈추지 않고 밀고 나간 저력이 있다.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즐거운 인생의 조건으로 이른바 ‘작지만 확실한 행복(小確幸)’을 강조했다. 큰 것보다는 일상의 작은 것들이 행복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늘 새롭고 젊은 기업이 되기 위해서도 특별한 비결을 찾기보다 작지만 확실한 변화의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모든 조직이 변화를 외치지만, 작더라도 행동으로 옮기는 기업은 드물다. 말보다는 실행이다. 요란하지 않아도 좋다. 늘 새롭고 젊기 위한 작은 변화, 지금이 바로 시작할 때다.

    강승훈<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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