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대선 출마 저울질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사진)이 무소속으로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고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블룸버그 전 시장은 과거 참모진에 당선 가능성 조사를 의뢰하고 선거운동 방안을 마련하도록 했으며, 개인적으로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선거자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73세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이름을 딴 세계적 미디어그룹 블룸버그의 창업자로, 개인재산만 365억달러에 달하는 미국 10위 부호다. 민주당에 속했던 그는 2001년 당적을 공화당으로 바꿨고, 2002년부터 4년 임기의 뉴욕시장에 세 번 연속 당선됐다. 세 번째 임기에 도전한 2009년에는 연임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NYT는 대권 도전 계획을 짜보라는 블룸버그 전 시장의 지시에 따라 측근들이 ‘문제 해결 전문가, 경제를 아는 자수성가 사업가, 초당적 시정 경험’ 등을 강조하는 홍보 방안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과거에도 공화와 민주 양당의 구애를 받았으나 스스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고 대권에 도전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로 강경 보수주의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민주당에선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버니 샌더스가 급부상하자 대선판이 크게 잘못돼간다고 생각한 블룸버그가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측근들은 배경을 설명했다.

블룸버그는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결과를 지켜본 뒤 늦어도 3월 초까지는 대권 도전 여부를 정할 생각이라고 NYT는 덧붙였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