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의 지속적인 위안화 절하는 위기를 증폭시키는 데 한몫한다. 자본흐름을 사실상 통제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위안화 절하는 당국이 스스로 중국의 수출경기가 침체 국면에 빠져있다는 것을 고백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중국 해외 기업들이 차입한 자금 리스크가 커져간다는 소리도 들린다. 올해 성장목표가 7%에 근접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긴 하지만 시장이 이 수치를 곧이곧대로 믿을 태세는 아니다. 그만큼 중국의 신용도는 바닥수준이다.
저유가도 세계 경제를 혼란에 빠뜨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더구나 이란이 조만간 국제 원유시장에 복귀해 공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배럴당 30달러의 벽이 손쉽게 무너진 상황이다. 유가 하락은 그동안 유가에 의존하던 신흥국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지난 주말 60일간의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브라질은 달러 대비 헤알화 가치가 1년 만에 절반으로 떨어졌다. 러시아에서도 예산을 대폭 감축하는 등 비상국면에 돌입했다. 글로벌 퍼펙트 스톰이 이미 다가와 있는 것이다.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이 신흥국의 기업과 금융회사에서 외부 부채를 늘려 부채의 슈퍼사이클(debt supercycle)을 만든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과도한 부채가 부채를 낳는, 악순환이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이 정상상태를 회복하려면 긴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른다. 지난 7년간의 금융완화가 이제는 7년 가뭄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