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모터 고장 알고도 7시간 허둥댄 인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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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동조사단, 조사결과 발표
'수하물 마비 사태'가 사상 최대 공항 이용객 탓이라더니…
오류 발견한 뒤 비상조치 안해…공항 전체 연쇄 적체로 이어져
국토부는 뒤늦게 사장 공모 착수
'수하물 마비 사태'가 사상 최대 공항 이용객 탓이라더니…
오류 발견한 뒤 비상조치 안해…공항 전체 연쇄 적체로 이어져
국토부는 뒤늦게 사장 공모 착수
인천국제공항에서 지난 3일 발생한 대규모 수하물 운송 지연 사태는 수하물 운송 라인의 고장난 모터를 7시간 넘게 방치한 데서 비롯된 인재로 드러났다. 사고 직후 공항 이용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기 때문이었다는 인천공항공사의 해명이 거짓으로 판명난 것이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공항공사 등 합동조사단은 5~11일 수하물 지연사태를 합동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수하물 처리시스템의 최초 장애는 이날 오전 7시52분 탑승동에서 여객터미널로 향하는 동쪽 수하물 운송라인의 모터 제어장치(A지점)에서 오류가 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30분간 시스템이 멈췄다. 사고 발생 후 공사의 수하물 처리시스템 운영센터 담당자는 원격으로 모터 제어장치를 다시 구동하기 위해 ‘리셋’ 조치를 했다고 했지만 조사 결과 리셋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근무자도 장애 발생 지점에 곧바로 투입되지 않았다. 막혀 있는 수하물 통로에 처리 인력이 투입된 건 사고 발생 후 7시간32분이 지나서였다. 초동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수하물 적체가 탑승동 동쪽뿐 아니라 여객터미널 동쪽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공항 이용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도 수하물 적체의 원인이라는 공사 측의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수하물 처리 용량은 1만4400개인데, 사고 당일 시간당 최대 수하물 투입 물량은 7500개에 불과했다.
사고 원인과 별개로 조사 결과 발표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당초 국토부는 중간조사 결과를 2일 발표하려다 하루 연기했다. 그 사이 발표 주체는 국토부에서 인천공항공사로 바뀌었고, 조사 결과는 별도 기자회견 없이 보도자료로만 배포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인천공항공사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임직원의 기강 해이와도 무관치 않다”며 “그런데도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국토부는 뒤로 빠져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공석인 인천공항공사 사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주 사장 공모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백승현/인천=김인완 기자 argos@hankyung.com
국토교통부와 서울지방항공청, 인천공항공사 등 합동조사단은 5~11일 수하물 지연사태를 합동조사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수하물 처리시스템의 최초 장애는 이날 오전 7시52분 탑승동에서 여객터미널로 향하는 동쪽 수하물 운송라인의 모터 제어장치(A지점)에서 오류가 나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30분간 시스템이 멈췄다. 사고 발생 후 공사의 수하물 처리시스템 운영센터 담당자는 원격으로 모터 제어장치를 다시 구동하기 위해 ‘리셋’ 조치를 했다고 했지만 조사 결과 리셋은 이뤄지지 않았다.
현장 근무자도 장애 발생 지점에 곧바로 투입되지 않았다. 막혀 있는 수하물 통로에 처리 인력이 투입된 건 사고 발생 후 7시간32분이 지나서였다. 초동 조치가 이뤄지지 않다보니 수하물 적체가 탑승동 동쪽뿐 아니라 여객터미널 동쪽까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는 게 조사단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공항 이용객 수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점도 수하물 적체의 원인이라는 공사 측의 주장도 사실과 달랐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수하물 처리 용량은 1만4400개인데, 사고 당일 시간당 최대 수하물 투입 물량은 7500개에 불과했다.
사고 원인과 별개로 조사 결과 발표 방식도 도마에 올랐다. 당초 국토부는 중간조사 결과를 2일 발표하려다 하루 연기했다. 그 사이 발표 주체는 국토부에서 인천공항공사로 바뀌었고, 조사 결과는 별도 기자회견 없이 보도자료로만 배포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고는 인천공항공사의 경영 공백으로 인한 임직원의 기강 해이와도 무관치 않다”며 “그런데도 관리감독 의무가 있는 국토부는 뒤로 빠져있는 모양새”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공석인 인천공항공사 사장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7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번주 사장 공모 공고를 낼 예정이다.
백승현/인천=김인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