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 뮤지컬 '투란도트' 초연 5년 만에 서울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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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7일 디큐브아트센터서 개막…화려한 군무 등 볼거리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증오와 복수로 차가운 심장을 갖게 된 투란도트 공주가 ‘마음이란 무엇인지’를 부르기 시작했다. 배우 리사의 애절한 목소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관객의 귀를 사로잡았다. 대구시와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 공동 제작한 창작 뮤지컬 ‘투란도트’(유희성 연출) 이야기다.
2011년 제5회 DIMF에서 초연했던 대구산(産) 뮤지컬 ‘투란도트’가 처음으로 서울에 온다. 다음달 17일부터 3월13일까지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제작한 대형 뮤지컬이 서울에서 장기 공연하는 것은 ‘투란도트’가 처음이다.
‘투란도트’는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푸치니의 동명 오페라 이야기를 물의 왕국 ‘오카케오마레’라는 새로운 가상세계로 옮겨 재해석한 작품이다. 얼음공주 투란도트와 칼라프 왕자, 시녀 류 사이에 벌어지는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해파리, 파도 등 수중 왕국을 표현하기 위한 다양한 앙상블과 화려한 군무, 중독성 있는 멜로디가 어우러져 “지방 뮤지컬이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기획 단계부터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작품이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뿐만 아니라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하고자 글로벌 소재인 투란도트를 선택했다”며 “대구와 중국에서 공연한 만큼 이제 서울에서 할 때가 됐다는 자신감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배 위원장은 “‘투란도트’의 서울 공연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상업 콘텐츠로서 데뷔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며 “지방에서 올라온 뮤지컬이라 재미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 한국 창작 뮤지컬이라고 생각하고 꼭 봐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제작팀은 이번 서울 공연을 위해 투란도트와 칼라프의 듀엣을 추가하는 등 전체적으로 음악을 수정, 보완했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칼라프 역에 뮤지컬 배우 이건명과 가수 출신 정동하 이창민(2AM)이, 투란도트 역에 뮤지컬 배우 박소연과 가수 출신 리사, 알리가 캐스팅됐다. 이 작품에 5년째 출연 중인 이건명은 “문화가 다른 해외 무대에서 우리 말과 노래로 그들에게 감동을 주었을 때 느낀 쾌감을 잊을 수 없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투란도트’는 2012년 국내 창작뮤지컬 사상 최초로 중국에 진출한 데 이어 2014년 제16회 중국 상하이국제아트페스티벌에 초청되는 등 글로벌 콘텐츠로 떠올랐다. 상하이에서 오는 8월 문을 여는 뮤지컬전용극장 훙차오(虹橋)아트센터에서 20회 공연을 요청받는 등 러브콜도 이어지고 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