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돈 좀 벌어봅시다] 이익 나면 서둘러 팔고 손절매는 머뭇대고…이것이 당신의 실력!
입력2016.01.03 18:29
수정2016.01.0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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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왜 나만 투자 실패하나
수익률 높은 펀드가 최고?
최고점에 가입하면 소용 없어
수시로 사고팔아도 손실 늘어
투자는 심리게임이다
도박사의 오류·군집행동 빠져
본전 생각에 과도한 '물타기'도
피터 린치는 미국 월가의 전설로 통하는 펀드매니저다. 그가 운용했던 마젤란펀드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13년간 2700%의 수익을 냈다. 이 기간에 단 한 해도 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다. 이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은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을까. 피터 린치가 직접 마젤란펀드 가입자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는 세간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전체 가입자 중 절반이 손실을 본 채 펀드를 팔아치웠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꼭지’에 사고
지난 한 해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시중 정기예금 금리의 두 배 수준인 3.37%였다. 돈을 번 사람이 잃은 사람보다 많아야 정상이지만 현실은 마젤란펀드와 다를 게 없다는 게 재테크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평균 수익률은 지난 1년 동안 꾸준히 펀드를 들고 있던 투자자들이 얼마를 벌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투자 기간이 짧거나 수시로 펀드를 사고판 투자자는 전체 수익률에 관계없이 원금 일부를 날릴 수도 있다.
설정액 1조7463억원 규모로 초대형 펀드 중 하나로 꼽히는 ‘KB밸류포커스’를 예로 들어보자. 이 펀드에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것은 지난해 7~8월께다. 이 무렵 이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3% 안팎에 달했다. 개인투자자들은 높은 수익률에 이끌려 앞다퉈 자금을 넣었다. 유감스럽게도 이 시점이 천장이었다. 하반기 들어 주식시장이 조정받으면서 펀드 수익률이 꺾이기 시작했다. 고점 부근에서 자금을 넣은 투자자가 입은 평가 손실은 10%에 달한다. 기온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부장은 “과거 수익률만 보고 펀드를 골랐다가 단기 하락에 실망해 펀드를 팔아치우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며 “펀드의 연간 수익률이 개인적 투자 성과와 연결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라고 말했다.
직접 개별 종목을 사들이는 개인투자자 행태도 펀드 투자자와 다를 게 없다. 고점에서 주식을 샀다가 손실이 커질 대로 커진 시점에 주식을 파는 사례가 수두룩하다. ‘사·물·놀·이(사면 물리고 놀면 이긴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투자자가 이런 실수를 반복하는 것은 ‘도박사의 오류’로 불리는 심리 때문이다. 동전 던지기 게임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똑같이 50%임에도 불구하고, 과거 내기에서 앞면이 압도적으로 많이 나왔다면 앞면에 돈을 걸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연초 이후 수익률 20%짜리 펀드와 5%짜리 펀드 중에서 어떤 상품에 손이 가겠는가. 다수가 움직이는 방향을 옳은 방향으로 여기는 ‘군집 행동’, 일단 선택하면 나의 선택을 정당화할 수 있는 뉴스와 정보만 받아들이는 ‘확증 편향’ 등도 꼭지에 사는 투자자들을 설명하는 심리적 오류로 꼽힌다.
◆제때 못 팔고
투자자의 상당수는 이익을 본 금융상품을 서둘러 팔지만 손해를 본 상품은 계속 들고 가려는 성향을 보인다. 손실을 본 주식이나 펀드에 추가로 돈을 넣는 ‘물타기’를 시도하는 투자자도 수두룩하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매몰비용의 오류’다. ‘본전’에 대한 미련으로 손실을 서둘러 확정짓지 않으려 한다는 얘기다.
미국 UC버클리 비즈니스스쿨의 터렌스 오딘 교수는 1만개에 달하는 미국의 주식거래 계좌를 6년간 추적했다. 투자자들은 매년 이익을 본 종목 중 15%를 팔았다. 손해를 본 종목은 10%만 매물로 내놓았다. 투자 비중 조절을 위한 매매를 빼고, 해당 종목을 계좌에서 완전히 내보내는 거래만 추렸을 때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손실을 본 주식이 계좌에 머문 기간이 훨씬 더 길었다. 단기 매매가 성행하는 한국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게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손실 확정을 꺼리는 매매패턴은 수익률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오딘 교수에 따르면 처분 효과로 인한 투자자의 손실은 연평균 4.4%에 달했다. 이익을 보고 판 종목 중 대다수는 매도 시점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끝까지 들고 있던 종목들은 주가가 더 떨어진 경우가 많았다는 설명이다.
재테크 명언 앙드레 코스톨라니
“주식시장은 결코 합리적이지 않다. 시장 움직임의 90%를 결정하는 것은 심리학이다.” 20세기 유럽에서 가장 성공한 개인투자자. 경기흐름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를 바꿔야 한다는 ‘달걀이론’으로 유명하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차량 공유 업체 쏘카의 최대주주가 자사 주식을 공개 매수한다. 경영권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이재웅 쏘카 창업자의 개인회사 에스오큐알아이는 쏘카 주식 17만1429주(발행주식 총수의 0.52%)를 주당 1만7500원에 공개 매수한다고 13일 공고했다. 1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20일간이다. 에스오큐알아이는 “보유 지분을 늘려 현재의 경영진이 한층 더 책임 경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쏘카의 사업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쏘카 주가는 이날 0.77% 하락한 주당 1만421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4667억원이다.쏘카 최대주주인 에스오큐알아이가 이번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전체 지분의 19.72%를 보유하게 된다. 이 창업자는 에스오큐알아이와 또 다른 개인회사인 에스오피오오엔지 등을 통해 쏘카 지분을 25% 넘게 갖고 있다. 장내 매수를 통해 사들이는 지분을 합산하면 약 35%에 달한다.하지만 경영권이 안정적이지 않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2022년 쏘카의 주요 주주가 된 롯데렌탈이 쏘카 2대주주였던 SK가 보유한 주식 587만2450주(17.9%)를 사들이면서다. 롯데렌탈은 34.68%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가 롯데렌탈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렌탈의 차량 공유 업체인 G카와 합병할 수도 있어서다.쏘카의 작년 영업손실은 98억원으로 전년(영업손실 97억원)과 비교해 적자 폭이 소폭 확대됐다. 작년 매출은 4318억원으로 전년보다 8.4% 늘었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매 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배율이 최대 연 20%에 달하는 고배당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과 ‘RISE 미국테크100데일리고정커버드콜’ 분배율은 연 18~20%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상장 후 매월 1.47~1.75%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상장된 ETF 가운데 분배율이 가장 높다. ‘KODEX나스닥100데일리커버드콜OTM’의 분배율도 연 19%에 달한다. ‘RISE 200위클리커버드콜’은 지난해 9월부터 연 분배율을 12%에서 18%로 높였다.높은 분배금 지급이 가능한 것은 커버드콜 전략이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최근 출시된 상품은 옵션 만기를 종전 1개월에서 1주일이나 하루(제로데이)로 짧게 잡는 게 일반적이다. 만기가 짧을수록 옵션 매도 차익(프리미엄)이 크다. 기초자산 일부만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주가 상승을 따라가도록 설계할 수 있다. RISE 미국AI밸류체인데일리고정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의 10%만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해 나머지 90%가 시장 상승에 참여할 수 있게 구성됐다.다만 기초지수 상승이 뒷받침되지 않는데 지나치게 높은 분배율을 목표로 삼으면 원금을 덜어 분배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초자산이 미국 주식이고 옵션 만기가 하루일 때 커버드콜 옵션 프리미엄이 연 40% 이상 나오기도 한다”면서도 “분배율이 너무 높으면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맹진규 기자
이엔셀은 작년 연간으로 매출 72억원, 영업손실 15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전년 대비 매출은 31.51% 줄었고, 영업손실 규모도 33.42% 커졌다.주로 의약품 위탁 개발·생산(CDMO) 사업에서 매출이 발생하는데, 최근 1~2년간 지속된 바이오업계 투자심리 위축으로 고객사들의 신약 임상시험 일정이 연기되고, 일정이 미뤄지지 않은 임상시험도 의료파업 장기화로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탓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헀다.하지만 이엔셀은 작년 12월 글로벌 제약사와 신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국내 기업들로부터도 수주하고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매출이 정상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또 기존 CGT CDMO 사업에 이어 AAV(아데노연관바이러스) 기반 시장도 선점하기 위해 싸토리우스코리아와 AAV 생산 공정 개발도 완료하는 등 올해는 내부적으로 수립한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의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엔셀 관계자는 "이엔셀은 기존 CGT CDMO 뿐만 아니라 사업다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상반기 이후에는 실적 개선 효과가 가시화될 것"이라며 "국내외 고객사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에 따른 시장 기회도 선점해 매출 확대 및 영업이익 극대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