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어인 KDB대우증권의 새 주인이 마침내 결정된다.

대우증권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4일 오전 11시 여의도 본점에서 이사회를 열고 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 매각을 위한 본입찰 평가를 완료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한다.

산업은행은 대우증권 보통주 1억4천48만1천383주(지분비율 43.00%)와 산은자산운용 보통주 777만8천956주(지분비율 100%)를 '패키지 매물'로 내놓았다.

앞서 진행한 예비입찰에 응해 나란히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KB금융지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우리사주조합 등 네 곳은 실사를 거쳐 지난 21일 본입찰에도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이들이 제시한 인수가격과 비가격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인수합병에서의 통상적인 심사 절차에 따르면 전체 평가 가운데 가격 요소가 70∼80%, 정성 평가로 이뤄지는 비가격 요소가 20∼30%를 차지한다.

가격 요소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최고액을 제시한 곳이 무난히 대우증권을 품에 안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이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라는 전망이 많다.

정부 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2조4천억원대 초반의 인수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증권의 장부가(1조7천758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프리미엄'을 붙인 것이다.

이는 2조2천억원대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투자증권이나 2조1천억원 이하를 적어낸 것으로 알려진 KB금융지주를 큰 격차로 따돌린 금액이다.

따라서 이변이 없는 한 미래에셋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산업은행과 마무리 인수협상을 벌이리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 상세실사와 가격협상 등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대우증권의 새 주인으로 탄생할 수 있다.

대우증권의 인수합병은 당장 내년 증권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태풍이 될 수밖에 없다.

대우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자본총계가 4조3천49억원으로 NH투자증권(4조4천954억원) 다음으로 큰 2위 증권사다.

누가 인수하더라도 단숨에 금융투자업계 1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옛 대우그룹이 1999년 공중분해되면서 우여곡절을 겪은 대우증권은 16년 만에 산업은행 품을 떠나 새 출발을 하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