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180석 확보 현실화' 어른거리지만 與 낙관은 예단
安 신당 성패 따라 野 분열보다 중도층 與 이탈 효과 클수도
野 혁신경쟁 새 인물 수혈·공천갈등시 安신당行 가능성도
새누리, 중도층 공략·전략공천·결선투표 등 전략 수정 검토


총선 예비후보 등록 개시로 사실상 4·13 총선 '120일 선거운동 레이스'가 시작된 15일 불과 이틀전 이뤄진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연합 탈당으로 총선 구도는 '일여다야'(一與多野) 전망으로 출발했다.

제1야당의 분열에 따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선거 목표인 '180석 확보' '선거 압승'이 현실화되는게 아니냐는 얘기들까지 나오고 있다.

수도권을 비롯, 과거 여야 승패가 접전이 펼쳐졌던 지역의 경우 야권표가 분산되면 여당에 유리하다는 것은 자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면 길게 봐서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고 선거구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여당 내부에서 나온다.

새로운 선거구도에서 새누리당도 어떤 형태로든 총선 전략의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전략적 판단들이 내부적으로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판 단일화 '깜짝쇼' 경계 = 우선 내년 4월 총선 전에는 야권이 다시 연대하는 '깜짝쇼'를 예상할 수 있다는 경계령이 나온다.

물론 야권의 후보단일화나 선거연대는 매 선거마다 반복돼 식상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여야 1대1구도가 되면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만큼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야당 텃밭인 호남 지역의 경우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경쟁이 이어질 수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야권 후보 분열시 '필패 구도'라는 우려때문에 수도권 등 선별적으로 단일화 흐름이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당으로서는 이런 언급 자체가 후보 단일화의 '드라마 효과'를 반감시키는 일종의 김빼기 전략이기도 하다.

◇野 분열 효과보다 與 중도 이탈 효과 가능성? = 내년 총선이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안철수신당 등 '3자 대결구도'로 치러질 때 야권 표 분열의 효과가 아니라 여당 표 이탈의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중도를 표방한 안철수 신당이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고 독자 세력화함으로써 정치판이 보수진영의 새누리당, 진보 진영의 새정치연합과 함께 3분하는 구도로 짜여졌을 때 가능한 흐름이다.

이럴 경우 새누리당 지지세력 가운데 중도층의 이탈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권자 30~40%에 이르는 중도성향 부동층을 야당이 잠식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수도권 한 재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30%의 콘크리트 지지층이 있지만 수도권에서는 분위기가 다르다"면서 "현 정부에 염증을 느낀 중도 성향의 부동층이 대거 새로운 정치 세력에 눈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野 세대교체형 리더십 부상…새 인물 간판 정당? = 심지어 야권에서 진통 끝에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모두 2선으로 물러나고, 보수와 진보 양 진영에 발을 담갔던 새정치연합 손학규 전 상임고문 같은 인물이나 세대교체형 지도자를 간판으로 내세울 경우 파괴력이 배가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여당 내부에 나돌고 있다.

최근 당 정책위가 '복지'와 '사회격차 해소'를 총선 공약의 콘셉트로 잡은 것도 이 같은 시나리오에 대비한 중도층 공략과 일맥상통한다.

또 이와 별개로 최근까지 당내에서는 노동개혁법, 테러방지법, 복면금지법 추진 등 당의 노선에서 보수색채가 오히려 강화됐다는 자평도 적지 않다.

유승민 사퇴 파동 이후 박근혜 대통령의 당에 대한 여전한 정치적 영향력이 확인된 후에 이런 기류는 더욱 노골화되는 분위기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천 룰' 내홍 화약고…"새 인물 수혈 불리"? = 총선 후보 결정을 위한 공천 룰을 놓고 친박과 비박의 입장이 전혀 달라 이 문제는 언제든지 당 내홍으로 비화될 수 있는 '화약고'이기도 하다.

친박계는 공천을 상향식 공천에만 맡겨 놓으면 현역 의원이 대거 후보로 재선출되면서 '고인 물'로 몰릴 수 있다며 결선투표제, 현역 의원 컷오프, 전략공천 도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반면 비박계는 그럴수록 과거 반복됐던 밀실 공천의 폐해를 배격하고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픈 프라이머리에 가까운 상향식 공천으로 가야 한다고 맞서 팽팽한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공천 룰에 대한 승복을 끌어내지 못한다면 공천을 받는 데 실패했거나 받을 가능성이 희박한 인물들이 새로운 정치에 동조한다는 명분을 앞세워 안철수 신당으로 이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정치연합과 안철수 신당의 '혁신' 경쟁은 새 인물 수혈 영입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새누리당의 공천 룰 내홍은 신진인사 영입에서 불리한 여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아직은 여당 내에 신당에 동조해 이탈하려는 현역 의원은 감지되지 않지만 공천 갈등을 제대로 봉합하지 못한다면 그 파장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부산 지역의 한 재선 의원은 "어떤 총선 구도가 짜이느냐에 따라 부산과 같이 야당세가 강해지는 곳은 여권이 흔들릴 수 있다"면서 "총선 룰 갈등을 치유하지 못한다면 탈당에 구실을 만들어주는 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aayy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