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만원 이상 체납 개인 2천318명·법인 1천705곳, 시·도별 공개
기존 공개 1만 8천129명 '버티기'…누적 체납액 3조 3천78억원
전 前대통령 차남 재용씨 회사 2곳 취득세 3억 7천만원 미납

3천만원 이상 지방세를 1년 넘게 내지 않은 신규 고액 체납자 4천23명의 명단이 14일 공개됐다.

행정자치부는 이날 오전 9시 각 시도가 자체 웹사이트에 '지방세 고액·상습체납자'의 명단을 동시에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새로 공개된 체납자는 올해 3월1일 기준으로, 3천만원 이상 체납 상태가 1년 넘게 지속된 납세의무자 가운데 6개월 이상 체납 사유를 소명하지 않은 개인 2천318명과 법인 1천705곳이다.

작년까지 공개된 체납자 중 여전히 체납액을 내지 않고 버티는 1만 8천129명을 합친 고액상습 체납자 인원은 총 2만 2천152명, 누적 체납액(결손처분액 포함)은 총 3조 3천78억원이다.

이 중 올해 새로 이름이 공개된 개인 2천318명이 체납한 지방세는 2천202억원이다.

법인 1천705곳의 체납액은 2천235억원이다.

고액 체납자의 63.3%가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에 분포했고, 체납액 기준으로도 수도권이 65.9%를 차지했다.

신규 체납자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개인은 40억원이 밀린 최현주(72) 전 쉐일벤처투자회사 대표다.

종전에 명단이 공개된 조동만(63) 전 한솔그룹 부회장, 이동보(67) 전 코오롱TNS 회장, 최순영(77) 전 신동아그룹 회장 등은 여전히 밀린 지방세를 내지 않아 누적 체납액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신규 체납 법인 중에는 서초구 리버사이드호텔에 부과된 재산세 106억원이 밀린 동림씨유비알의 체납액이 가장 많았다.

강남의 '노른자위 땅' 헌인마을 개발사업 시행사인 우리강남피에프브이도 69억원에 이르는 취득세를 내지 않아 명단에 올랐다.

법인의 누적 체납액 1위는 191억원을 안 낸 경기도의 지에스건설(GS건설과는 다른 법인)이다.

'다단계 사기범' 주수도의 제이유개발과 제이유네트워크의 체납액도 작년과 변함없이 113억원과 109억원을 유지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한남동 부동산 공매에 부과된 지방소득세(가산금 포함) 4억 1천만원을 체납했지만 이번 명단 공개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올해 3월1일 기준으로 체납 기간이 1년을 경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 전 대통령은 작년 명단 공개에도 빠졌는데, 검찰이 압류한 미술품의 공매 대금이 지방세 징수권자인 서울시에 배분돼 체납액이 없어진 덕분이었다.

그러나 내년에도 전 전 대통령이 밀린 세금을 내지 않으면 10월 고액체납자 명단 공개에 포함된다.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가 대표인 비엘에셋과 삼원코리아는 오산의 토지 취득세 총 3억 7천만원을 내지 않아 올해 경기도 명단 공개에 들어갔다.

전 전 대통령의 동생인 경환씨는 체납액 4억 2천200만원을 납부하지 않아 기존 체납자 명단에 남았다.

작년까지 공개된 기존 체납자의 명단도 시도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행자부는 내년부터 명단 공개 대상을 '체납액 3천만원 이상'에서 '체납액 1천만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5천만원 이상 체납자는 행자부 웹사이트에도 공개할 예정이다.

체납자의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한도액은 3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올린다.

또 지방세 과세자료통합시스템에 시도 간 고액 체납자 정보공유를 확대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tr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