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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서도 고개 젓는 민노총 행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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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주년 민노총' 임원·대의원 설문조사 보니…"정파싸움에 비정규직 외면"
    민노총 간부들도…"말로만 비정규직 보호, 실제론 노력 안해"

    "민노총, 현장과 맞지않는 투쟁 방침 문제"
    "노동운동 아닌 조합주의에 매몰" 자성론
    한노총에 대표성 내주고 강경노선 치달아
    9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경찰이 조계사 직원·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9일 오후 서울 견지동 조계사 관음전 입구에서 경찰이 조계사 직원·신도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범준 기자 bjk07@hankyung.com
    “우리는 노동운동이 아니라 조합주의운동에 매몰돼 비정규직 근로자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

    조합원 대부분이 대기업과 공기업 정규직 근로자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내부에서도 민주노총의 행태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파싸움에 휘말려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외면하지 않았느냐”는 내부 자성론이다.

    내부서도 고개 젓는 민노총 행태
    이 같은 자성론은 민주노총이 최근 출범 20주년을 맞아 벌인 ‘민주노조운동 발전을 위한 임원 및 간부 설문조사’에서 나왔다. 응답한 463명은 민주노총 산하조직 임원 및 간부와 총연맹 사무총국 임원, 대의원 등 핵심 조합원들이다. 이들은 ‘비정규직 문제 해결 노력’(5점 만점에 1.94)을 가장 낮게 평가하면서 주요 과제로 ‘비정규직 차별 철폐’(4.78)를 꼽았다.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요 과제로 설정했지만 실천노력은 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지나친 정파주의와 노총 지도부의 관료주의도 도마에 올랐다. 핵심 간부들은 노조활동의 가장 큰 내부 장애물로 ‘지나친 정파주의’(24.1%)를 꼽았다. ‘활동가들의 관료주의’(21.1%)를 지적한 응답도 많았고 ‘조직 내 부패’ ‘노조운동 전략·대안 부재’ 등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이들은 (총파업 등 투쟁 일변도의) 관성적·관례화된 활동(29%)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았다. ‘총연맹으로서의 지도력 부재’(21.9%), ‘현장과 맞지 않는 투쟁방침 결정’(21.2%) 등이 뒤를 이었다.

    민주노총은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개혁에 대해 “노동개악”이라고 주장하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생존권 보호를 주장하고 있지만 현장의 비정규직 근로자는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비정규직 철폐에 대한 노력이 미흡하다는 민주노총의 내부 목소리와 맥을 같이한다.

    대표적인 예가 2013년 현대자동차 임금·단체협상이다. 현대차는 민주노총의 최대 산하조직인 금속노조의 대표 사업장이다. 현대차 노조는 2013년 9월 임·단협에서 사측에 ‘사내 생산공정 및 상시업무 하도급 금지와 정규직 전환’을 요구했다.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 동료를 위한 요구사항이었다.

    하지만 협상 결과는 정규직 근로자 1인당 기본급 9만7000원 인상, 성과격려금 500%+850만원 등 1인당 2879만원의 임금 인상만 있었을 뿐, 비정규직 처우 개선 조항은 어디에도 없었다. 노조가 정규직 임금을 더 받기 위해 협상 막판에 비정규직 관련 요구를 제외했기 때문이다. 당시 노동계에서는 ‘현대차 노조의 가면극’ ‘악어의 눈물’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은 기득권 노조라는 지적이다. 1998년 파견법과 기간제법이 통과됐지만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고 2년 뒤 정규직 전환’이라는 법 취지는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사내하도급이란 편법이 확산됐다. 한 노사관계 전문가는 “기간제법이나 파견법은 결국 취지와 달리 정규직 밥그릇만 단단하게 만들었다”며 “업무성과가 부진해도 해고가 어려운 정규직 노조 눈치를 보느라 기업들은 2년마다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계약종료를 통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이 최근 들어 총파업을 기획하고 투쟁 수위를 높이는 것은 지난해 9월부터 1년여간 진행해온 노·사·정 대타협 논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노동계 대표 자격으로 정부, 경영계와 협상하면서 20년간 암묵적으로 노동계 구심점이었던 민주노총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위기감이 민주노총을 거리로 내몰았다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동개혁 협상과정에서 노사정위 참여를 수차례 요청받았으나 거부했다. 하지만 회의 때마다 장외에서 ‘이건 안된다, 저건 안된다’는 논평과 성명을 냈다. 자연스럽게 민주노총은 협상 테이블에서 배제됐고, 한국노총은 노동계 대표로 자리잡았다.

    대화를 거부했던 민주노총이 최근 정부에 직접 대화를 요청했다. 이에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9일 기자와 만나 “민주노총도 참여해 만든 사회적 대화 상설기구에는 참여를 거부하면서 다른 채널로 대화하자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앞으로 입법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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