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북한이 전략잠수함에서 탄도탄수중시험 발사라며 보도한 장면.
지난 5월 북한이 전략잠수함에서 탄도탄수중시험 발사라며 보도한 장면.
북한이 지난 28일 오후 잠수함 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새벽 남북당국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지 반나절 만에 군사 도발을 감행한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29일 “북한이 전날 오후 2시 이후 동해 잠수함에서 SLBM을 시험 발사했고 SLBM 캡슐(보호막) 파편이 동해상에서 포착됐다”고 전했다. 캡슐로 둘러싸인 채 잠수함에 탑재된 SLBM은 발사시 수면 위에 도달한 뒤 캡슐이 열리면서 미사일만 공중으로 떠오른다. 그러나 이번에는 외관상 미사일이 식별되지 않았고 파편만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LBM 시험 발사가 최종 불발된 것으로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앞으로 수차례 SLBM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5월8일 동해상에서 SLBM 모의탄 수중 사출 시험에 성공한 이후 반년 만에 두 번째 시험하는 등 SLBM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어서다. 북한은 작년부터 2000t급 신형 잠수함에 SLBM을 탑재하기 위한 시험을 시작했으며 최근 발사용 수직발사관 장착에 성공했다. 이는 우리 군보다 10년 이상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군당국은 이날 북한이 SLBM 발사에 동원한 잠수함도 지난 5월 시험 때와 같은 신포급(2000t급) 잠수함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의 SLBM 발사 기술이 완성되려면 앞으로 수십 차례 추가 시험을 거쳐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군당국은 전망하고 있다. 한 군사 전문가는 “SLBM은 조기경보 레이더로 탐지가 어렵고 북한이 우리 해역에 몰래 침투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인 무기”라며 “잠수함과 SLBM을 탐지하고 요격하는 장비 도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