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백'은 가라…'맞춤백'이 뜬다
코오롱FnC의 잡화 브랜드 ‘쿠론’은 최근 ‘쎄 스튜디오’(사진)라는 플랫폼을 개발해 시험 운영 중이다. PC나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소비자가 직접 디자인한 가방을 그대로 제작해주는 맞춤형(커스터마이징) 서비스다. 부위별 가죽 색상과 무늬는 물론 손잡이 장식, 어깨끈 길이, 겉면의 장식 부착 여부까지 직접 고를 수 있어 총 1만4640가지 조합이 나온다. 완성된 디자인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지인과 공유할 수도 있다.

쿠론이 이런 서비스를 준비한 것은 여성들이 이젠 ‘잇 백(it bag, 대중적으로 유행하는 핸드백)’보다 ‘나만의 특별한 가방’을 원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쿠론은 ‘스테파니 백’이라는 간판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매출이 2011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630억원까지 뛰었으나 최근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석정혜 코오롱FnC 쿠론담당 이사는 “쎄 스튜디오는 모든 디자인 요소를 소비자가 직접 선택해 ‘나를 위한 하나뿐인 가방’을 제작할 수 있게 해준다”며 “정식 서비스 개시에 앞서 안정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론의 사례처럼 패션업계에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한때 길을 걷다 보면 3초에 한 번씩 보인다고 해서 ‘3초 백’이란 별명이 붙은 루이비통 핸드백 등은 관심도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다. 패션업체들은 브랜드의 명성은 유지하되 소비자에게 ‘디자인의 즐거움’을 주는 이색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올 4월 축구화, 농구화, 러닝화 등을 맞춤형으로 제작해주는 ‘마이 아디다스’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신발을 고른 뒤 갑피, 안감, 힐 컵 등의 색상과 소재, 무늬까지 자유자재로 선택할 수 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