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항만도시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해운도시로 도약할 것을 선언했다. 해운과 조선, 금융과 함께 해운서비스, 선박검사와 시험인증, 기술연구 등의 해운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양수도 부산’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산시는 24일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해운하기 좋은 도시’ 정책 발표회와 민간 주도의 ‘해양산업통합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식’을 열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날 정책발표회에서 ‘부산, 해운의 신시대를 준비하다’를 주제로 2030년 세계 5위의 해운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정책을 발표했다. 서 시장은 △세계 해운정보 중심도시 △최상의 선박서비스 제공 도시 △아시아 최고의 해운·금융·법률도시 △동북아 핵심 크루즈 모항 도시 △글로벌 해운기술 선도 도시 △해양산업클러스터 도시 구현 △청년과 해운기업이 행복한 도시 등 일곱 가지 비전을 제시했다.

서 시장은 국비 3700억원과 시비 450억원, 민간투자 9300억원 등 총 1조3000억원을 투입해 사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한국해운거래소와 부산신항 대형 수리조선소, 크루즈 전문인력양성 아카데미, 선박관리 육성과 선진화 지원 등 세부 종합계획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련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 시장은 “부산은 세계 5위권의 중심 항만으로 확고한 위상이 있지만 해운도시 경쟁력은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세계 15개 도시 중 11위에 그친다”며 “이를 5위권으로 끌어올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수준의 해운항만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민간 주도의 해운 강화도 네트워크 확립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서 시장의 정책 발표에 이어 한국선급, 한국선주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 등 22개 기관·단체는 ‘해양산업 통합클러스터 구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통합 클러스터는 해운, 항만, 조선, 금융, 해운서비스 등 관련 산업 간 정보교류, 공동 연구개발, 제도 개선 및 법제화 건의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클러스터 사무국은 부산 강서구에 있는 한국선급에 두기로 했다. 한국선급 관계자는 “영국 일본 노르웨이 등 해운 선진국에서는 클러스터가 매우 활성화돼 있다”며 “이들 국가에서는 클러스터가 해운 관련 정책을 개발하고 제안하면 이를 정부가 채택하는 형태로 운영된다”고 소개했다.

클러스터는 정책, 기술협력, 법제, 경제연구 등 4개 분과위원회를 두고 그 아래 산·학·연 전문가가 1명 이상씩 참가하는 실무그룹을 꾸려 발전과제 등을 발굴하기로 했다. 우선 영문과 한글로 된 해양산업 대표 홈페이지를 구축하고 200개가 넘는 해운 관련 커뮤니티를 한데 모아 정보를 교류하도록 할 방침이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