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당뇨에 지친 마음 포근히 감싸줘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 258만명의 당뇨병 환자 가운데 소아당뇨 환자는 3만명을 차지한다. 소아당뇨 환자는 대부분 면역기능 이상으로 체내에서 인슐린이 생산되지 않는 제1형 당뇨에 해당한다. 소아당뇨 환자들은 하루 7회 이상 혈당을 체크하고, 4~5회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이 때문에 취학 어린이는 비위생적인 화장실에서 몰래 인슐린을 투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영·유아는 혈당 체크와 주사에 대한 부담으로 입학을 거부당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사노피와 아름다운가게가 2013년부터 시작한 ‘초록산타 상상학교’는 이 같은 소아당뇨 환자의 정서를 치료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소아당뇨 환아는 질병으로 인한 물리적 고통 못지않게 사회적 편견으로 정서적 고통에 취약하다는 점에 착안했다.

최소 10주간의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 초록산타 상상학교는 2013년 환아를 대상으로 시작해 현재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형제자매, 부모까지 함께 참여하는 온 가족 프로그램으로 확대 개편됐다. 어린이 환자뿐 아니라 소외감을 느끼는 형제자매와 아이를 돌보느라 미처 스스로를 챙기지 못하는 부모의 마음까지 보듬어주는 프로그램으로 성장했다. 특히 올해는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 기업과 함께 음악, 미술, 연극 교육 프로그램으로 환아와 가족의 정서 케어 프로그램을 구성해 참여자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2013년 진행한 초록산타 상상학교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프로그램에 참여자들은 적극적인 예술적 표현력과 자기 표현력에 해당하는 행동적 효과, 마음의 안정과 자신감 회복에 해당하는 심리적 효과, 친구·형제자매와의 관계 회복에 해당하는 사회적 효과, 재능 발견과 예술 활동 정도에 해당하는 예술적 효과 등 총 네 가지 부문에서 모두 긍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올해 초록산타 상상학교에 참여한 소아당뇨 환아 최연아 양(12)의 어머니 염지혜 씨는 “평생 혈당관리에 신경써야 하는 아픈 아이를 돌보다 보니 자연히 곁에 있는 형제에게 소홀해질 수밖에 없어 늘 안타까운 심정이었다”며 “초록산타 상상학교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관계 개선뿐 아니라 엄마의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