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중장비 기사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진입로 조성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23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중장비 기사들이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 진입로 조성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삼(YS)·김대중(DJ) 전 대통령은 생전에도 맞수요, 돌아가셔서도 서로 마주보며 묻혀 계실 겁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묘역조성위원장을 맡은 황영웅 영남대 환경보건대학원 풍수지리전공 교수는 23일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장군 2·3묘역 사이의 동산에 조성하고 있는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기자와 만나 “두 전직 대통령의 묘는 풍수로 보면 봉황의 두 날개에 해당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교수는 “장군묘역 일대는 한강 물을 따라 나는 봉황이 잠시 쉬며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며 “가운데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는 봉황새의 가슴자리”라고 했다.

또 “동작동의 지세는 봉황으로도 볼 수 있지만 공작에 더 가깝다”며 “김 전 대통령을 모실 곳은 지기(地氣)와 천기(天氣) 에너지가 동조응축(同調凝縮)해서 왕성한 에너지를 형성하는 대명당(大明堂)”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국내 최고의 지관(地官)으로 꼽히는 인물로 2009년 DJ 서거 당시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조성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황 교수는 김 전 대통령 묘역조성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간혹 YS에게 문안인사를 드리곤 했는데, 2012년 정월 YS가 ‘아직 동작원(銅雀院·국립서울현충원을 일컬음)에 남은 자리가 있나’라고 물었다”고 했다.

황 교수는 그 길로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와 함께 서울국립현충원을 둘러보고 묫자리를 정했다. 그는 “바위가 든든히 받치고 있어 국립서울현충원의 지기(地氣)가 응축하는 조건이었다”며 “하늘이 감추고 땅도 비밀로 한다는 ‘천장지비(天藏地秘)’로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명당자리”라고 설명했다.

이날 묘역에서는 중장비가 진입로 공사에 한창이었다. 인부들은 봉분이 들어설 자리의 평탄화 작업을 벌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 묘소와는 남동쪽으로 약 300m 떨어져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