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란 수업을 통해 지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하고 현명한 마음은 평생에 걸쳐 내면 깊은 곳을 파고들려는 부단한 노력을 통해, 일생 동안 입은 상처를 치유하려는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품격》 中
○삶은 투쟁하는 자아의 성장과정
◇인간의 품격=베스트셀러 《보보스》를 쓴 작가가 자신의 결함을 딛고 내면을 성장시키기 위해 분투한 역사적 인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프랜시스 퍼킨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조지 마셜, 조지 엘리엇, 도러시 데이, 새뮤얼 존슨 등의 삶을 내적 성장에 초점을 맞춰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저자는 “인간의 삶은 결함 있는 내면의 자아와 끊임없이 투쟁하며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강조한다.(데이비드 브룩스 지음, 김희정 옮김, 부키, 496쪽, 1만6500원)
○탄생 100주년 맞은 峨山 일대기
◇정주영처럼 생각하고 정주영처럼 행동하라=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고인의 인생을 되돌아보고 그가 이룬 업적과 경영 정신, 인생 철학 등을 재조명한 평전. 탄생부터 죽음까지 정 회장의 일대기를 일화 중심으로 속도감 있고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저자는 “한국의 경제 성장에 지대한 공헌을 한 정주영 회장은 전 세계 어떤 경영인보다 위대한 한국형 경영의 신”이라고 말한다.(홍하상 지음, 북랩, 340쪽, 9900원)
○기사를 기사답게 만드는 바른 언어
◇저널리즘 글쓰기 10원칙=저널리즘을 저널리즘답게 하는 가치와 격을 언어 측면에서 들여다봤다. 한국경제신문 편집국 기사심사부장인 저자가 신문제작현장에서 수집한 저널리즘 언어의 실무자료를 분류하고 체계화했다. ‘저널리즘 글쓰기’ 원칙으로 독자친화주의, 한글로 적기, 규범성, 우리말다움, 구체성, 글로벌리즘, 품위성, 주체성, 가치중립성, 간결성 등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사례로 풀어냈다.(홍성호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90쪽, 9800원)
○필사하기 좋은 아름다운 노랫말
◇펜으로 노래하다=‘이등병의 편지’ ‘가을 우체국 앞에서’ 등을 작사·작곡한 가수 김현성 씨가 대중의 정서를 대변하는 가요 중 필사하기 좋은 아름다운 노랫말을 가려 뽑아 엮은 책. ‘꼬마야’ ‘혼자가 아닌 나’ ‘한계령’ ‘서른 즈음에’ 등 70여곡이 담겼다. 저자는 “지난날을, 지금 우리의 모습을, 또 앞으로 우리가 갈 길을 펜으로 적어 내려가며 추억하고, 지금을 치유하고, 앞으로를 그려보았으면 한다”고 썼다.(김현성 엮음, 뉴휴먼, 221쪽, 1만3500원)
○골프를 재밌게 치는 방법
◇꼴푸와 통한 사람들=김헌 마음골프학교 교장과 스스로를 ‘꼴통들(꼴푸와 통한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골프 마니아들이 ‘행복한 골프하기’를 화두로 함께 쓴 신개념 골프학습서. ‘어떻게 해야 잘 칠 수 있는가?’를 다룬 기존 레슨서와 달리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췄다. 김 교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하는 골프 레슨에 대한 실험의 결과를 담은 책”이라고 소개했다.(골프허니 사람들 지음, 골통, 512쪽, 1만8000원)
“예상 대기시간 세 시간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지난해 4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베네치아 비엔날레. 행사장인 자르디니 공원 북부에 들어선 이집트관의 현장 안내 요원이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80개 넘는 참가국이 각자 조성한 전시장 중에서도 이집트관은 유독 장사진을 이뤘다. 이유는 하나. 영상과 소리, 설치작업으로 전시장을 무대처럼 꾸민 이집트 작가 와엘 샤키(54)의 존재감 때문이었다.샤키는 이집트 우라비혁명(1879~1882)을 다룬 ‘드라마 1882’를 당시 선보였다. 70여 년간 이어진 영국의 이집트 식민 지배의 단초를 제공한 사건이다. 아랍권 출신인 작가는 이날의 기억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뮤지컬 같은 45분짜리 영상이 관객을 매혹했다”고 평했고, 영국 아트리뷰는 ‘2024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인’ 6위에 샤키를 꼽았다.샤키가 한국을 찾았다. 서울 소격동 바라캇컨템포러리에서 4월 27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와엘 샤키: 텔레마치와 다른 이야기들’에 작가가 2000년대에 만든 초기 비디오 작업이 나와 있다. ‘텔레마치’ 시리즈(2007~2009) 등 영상 6점을 비교적 적은 대기시간을 들여 여유롭게 만날 기회다.역사의 통·번역사를 자처하는 샤키의 작업은 ‘기록된 역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출발한다. 그는 1970년대 원유 사업이 떠오르던 시절 사우디아라비아 메카로 이민 갔다. 베두인족 등 토착 민족의 전통과 현대화의 물결이 충돌하던 시절이다. 서구 중심으로 기록된 역사에 의문을 품은 작가는 아랍 사회의 모순을 화면에 담기 시작했다.이번 전시에 걸
예술의전당이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더 뉴 비기닝’을 다음달 1일부터 20일까지 연다. 이 축제는 예술의전당이 1989년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해 처음 연 뒤 올해로 37년째 이어온 음악 행사다. 올해는 18개 교향악단이 참가한다.올해 축제에선 거장 지휘자들의 탄생과 서거를 기념하는 공연이 마련됐다. 라벨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창원시립교향악단, 인천시립교향악단, 부천 필하모닉 등이 공연한다. 창원시향, 청주시립교향악단, 대전시립교향악단 등은 쇼스타코비치 타계 50주년 무대를 선보인다.악단들의 작곡가별 탐구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수원시립교향악단은 4일 브람스를, 강릉시립교향악단은 5일 차이콥스키를, 제주시립교향악단은 15일 라흐마니노프를 집중 연주한다. 8일 강남심포니, 17일 부산시립교향악단, 20일 경기 필하모닉 등은 후기 낭만주의 음악과 표제음악의 거장 말러를 탐구하는 공연을 선보인다.초대형 편성을 기대하는 클래식 애호가라면 16일 진주시립교향악단의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이나 13일 전주시립교향악단의 브루크너 교향곡 9번 공연에 주목할 만하다. 청주시향은 9일 마르티누, 대구시립교향악단은 19일 힌데미트의 작품을 연주해 20세기 음악의 독창성을 소개한다.인천시향의 정한결, 강남심포니의 데이비드 이, 국립심포니(사진)의 윤한결, 경기 필의 김선욱 등 1980~1990년대생 지휘자들이 청중에게 새로운 교향악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광주시립교향악단의 이병욱, 부산시향의 홍석원 등 새로 취임한 지휘자들도 활약한다.해외 협연자가 함께하는 공연도 마련돼 있다. 2024년 윤이상 국제 콩쿠르 우승자인 바이올리니스트 차오원 뤄가 4일
‘판소리 뮤지컬’이 지루할 것이란 편견은 이제 버리자. 가슴을 울리는 웅장한 판소리 합창에 감각적인 현대무용이 어우러진 뮤지컬 ‘적벽’(사진)은 관객을 적벽대전의 치열한 전투 한복판으로 데려다 놓는다. 칼군무로 펼쳐지는 부채쇼 역시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판소리 뮤지컬만의 볼거리다.국립정동극장의 대표 레퍼토리 작품인 ‘적벽’은 1368년께 발간된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와 500여 년 후 이를 바탕으로 조선에서 불렸던 판소리 ‘적벽가’를 토대로 한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몸짓과 현대적인 무대 연출이 신선하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2017년 초연 이후 올해로 여섯 번째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젊은 관객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을 탈 정도로 호평받고 있다.‘적벽’은 3세기 한나라 말 무렵 위·한·오나라가 치열한 세력 다툼을 벌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도창의 해설에 따라 유비와 관우, 장비가 의형제를 맺는 도원결의, 장판교 전투, 적벽대전 등의 흐름으로 전개된다. 하지만 단순한 전쟁 이야기를 넘어 유비, 관우, 장비, 제갈공명, 조조 등의 신념과 야망이 얽힌 깊은 감정의 드라마가 무대를 가득 채운다.주요 배역에 성별 구분을 두지 않는 ‘젠더프리 캐스팅’을 도입했는데 어색함이 전혀 없었다. 더블 캐스팅인 조조와 유비 역할을 여성 배우인 이승희와 정지혜가 각각 맡았다. 제갈공명은 물론 유비 휘하 장수인 자룡과 조조의 책사 정욱 등도 여성 배우가 연기한다. 이는 기존 삼국지에서 남성 중심적으로 그려진 캐릭터들이 재해석되는 동시에 성별을 뛰어넘어 인물의 본질에 집중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