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지난 15일 만 93세 생일을 맞아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신동빈 회장에게 본인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전 부회장이 세운 SDJ코퍼레이션은 17일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에게 1주일 내로 본인과 신 전 부회장을 원래 직위로 복직시키라고 통보했고, 신 회장이 구두상 동의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신 총괄회장은 당시 집무실 겸 거처인 소공동 롯데호텔 34층에서 그동안의 상황에 대해 신 회장을 추궁하고 대답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SDJ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이사회를 마음대로 움직여 본인을 그만두게 한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신 회장은 "대단히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신 총괄회장은 1주일의 기한을 주면서 본인과 신 전 부회장을 원위치로 돌려 놓으라고 요구했고, 신 회장이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신 회장은 각서 등 문서는 남기지 않았다.

신 총괄회장이 요구사항에 대해 확인각서를 받으려고 했지만 신 회장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사인하기 싫다"고 말한 뒤 집무실을 나갔다.

신 전 부회장은 대화내용 공개에 대해 "신 회장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분노가 크다"며 "신 총괄회장이 사실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원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한국경제 DB)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사진=한국경제 DB)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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