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선수들이 단체로 지각해 실격 위기에 몰렸다가 구제받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15일(현지시간) 멕시코의 멕시코GC(파72·6804야드)에서 열린 로레나오초아인비테이셔널 3라운드에서다.

‘지각생’은 이민지(호주),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 앤절라 스탠퍼드(미국), 카를로타 시간다(스페인) 등 모두 우승 후보. 호텔이 운영하는 셔틀버스가 교통체증에 묶여 당초 예상 시간보다 두 시간 늦게 골프장에 도착한 탓에 생애 처음으로 ‘지각사태’를 겪었다.

셔틀버스는 도로공사로 인해 교통체증이 심해지자 다른 길로 돌아가다 길을 잃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회장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티오프 시간을 30분가량 넘긴 상황.

5분 이상 늦으면 실격 처리하는 규정에 따라 위기에 몰렸던 이들은 대회 주최측의 결정으로 경기에 참여할 기회를 가까스로 얻었다. LPGA투어 관계자는 “선수 잘못이 아닌 불가항력적인 돌발상황이었기 때문에 예외조항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각사태로 발을 동동 굴렀던 선수들은 몸을 풀지도 못한 채 경기를 시작했고, 결국 대다수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페테르센과 스탠퍼드는 이날 샷 난조를 보이며 각각 1타, 4타를 잃었다. 2라운드 단독 1위였던 이민지도 3타를 잃고 공동 9위까지 곤두박질쳤다. 시간다만 3타를 줄여 순위를 공동 3위로 끌어올리며 지각사태의 후유증을 비켜갔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