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특허가 만료되는 시내 면세점 4곳에 대한 입찰 결과 신세계두산이 승리했다. 지난 7월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된 회사처럼 이들의 주가도 승리의 'V'자를 그릴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14일 관세청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는 서울 3곳과 부산 1곳 등 4곳의 시내면세점 특허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세계디에프는 기존 부산 면세점을 지켜내는 동시에 SK네트웍스가 운영했던 서울 면세점 1곳을 따냈다. 두산도 서울에 있는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의 특허를 넘겨받았다. 롯데는 소공점 운영권의 연장에 성공했다.

신세계와 두산의 주가는 면세점사업 추가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신세계는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 신세계디에프 지분 100%를 가지고 있어 면세점 실적이 신세계에 곧바로 반영된다.

반면 기존 특허를 지켜내지 못한 롯데와 SK네트웍스는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비상장사인 호텔롯데가 운영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상장사는 없다.

앞서 7월10일 신규 시내면세점 사업자 발표 이후 운영권을 획득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현대산업 호텔신라 하나투어 등의 주가는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 "신세계 1조2080억, 두산 1조1297억 기업가치 증가"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면세점 사업권을 가져와 신세계와 두산의 기업가치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BNK투자증권은 신세계가 부산 면세점을 기존 파라다이스호텔보다 면적이 넓은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으로 이전하면서 내년에 3105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새로 특허를 따낸 신세계 본점 면세점은 면적이 1만8180㎡로, 센텀시티점 8600㎡보다 커 6564억 원의 매출을 전망했다. 두산은 2016년 면세점 매출이 6138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증권사의 이승은 연구원은 "면세점 사업에 따른 기업가치 증가분은 신세계 1조2080억 원, 두산 1조1297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25일 면세점 특허 신청 마감 이후 이번 발표까지 두산의 주가는 11.26%, 신세계는 9.42% 상승했다. 시가총액으로는 각각 약 2600억 원, 2200억 원 늘었다. BNK투자증권의 분석에 대입하면 앞으로 두산은 약 8700억 원, 신세계는 약 1조 원의 시총 증가 여력이 있다.

특히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으로 벌이고 있는 두산에 입장에서 '돈 되는 사업'인 면세점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신세계 주가 향방도 주목된다. 2016년 대규모 증축과 신규 출점 등에 들어가는 비용 때문에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돼 왔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내년 강남점 9000평, 센텀시티점 1만9000평의 증축을 완료하고, 김해 하남 동대구 등 3개의 신규 출점도 계획하고 있다.

◆ 늘어나고 넓어지는 면세점, 웃는 화장품주

면세점의 성장에 따라 웃는 기업들은 또 있다. 바로 면세점에 입점한 화장품업체들이다. 현재 한국의 면세점(사후면세점 제외) 수는 43개로 2013년 이후 빠르게 증가했다. 올 7월 시내면세점 4곳이 추가로 선정돼 내년에는 47개 면세점이 운영될 예정이다.

최근 3년 동안 (2012~2014년) 면세점의 연평균 성장률은 14.6%에 달해 백화점(1.5%), 슈퍼마켓(3.5%), 편의점(4.9%)을 크게 웃돌았다.

산업은행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정부의 규제 및 점포수 포화 등으로 성장세가 둔화돼, 면세점이 유통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면세점시장은 외국인 관광객과 내국인 여행자가 급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외국인 입국자수 증가의 중심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있다. 2014년 외국인 입국자수는 1420만 명을 기록했다. 600만 명 이상이 중국인이다. 정부는 2020년 외국인 관광객 2000만 명, 중국인 관광객 1000만 명 시대를 준비하면서 면세점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전체 화장품 거래액 중 수입 제품이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있다" 며 "주요 소비층인 바링허우의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소비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대우증권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자유소비재 업종 최선호 주식으로 제시했다. 이들의 주요 매출처 중 하나가 바로 면세점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