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이 현대증권 지분을 담보로 빌린 2000억원을 갚겠다는 의사를 채권단에 전달했다. 우선적으로 자금조달 규모를 키우기 위한 ‘비상대책’이지만 그룹 알짜 계열사인 현대증권을 팔지 않고 남겨두려는 포석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정부와 채권단 등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지난해 4월 현대상선이 현대증권 보유 지분(22.43%)을 담보로 빌린 2000억원의 대출금을 갚겠다는 의사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상선은 대출금에 비해 가치가 훨씬 큰 현대증권 지분에 대한 담보권이 해지될 경우 신규 담보 대출, 지분 유동화, 경영권 매각 등의 방안으로 최소 4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조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빌린 2000억원을 갚더라도 2000억원의 추가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현대증권 매각 작업을 현대 측 주도로 진행할 법적인 권한도 가진다. 현대그룹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현대증권 매각이 지난달 실패하면서 앞으로 현대증권 매각 주도권은 산업은행이 가질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그룹이 대출금을 갚아버리면 현대증권 지분에 대한 산업은행의 담보권은 사라진다.
현대그룹은 그룹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으로부터 현대증권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7월부터 유상증자 등을 통해 약 5000억원의 자금을 내부에 쌓아두고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증권 처리 문제를 놓고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증권을 팔아 현대상선에 자금을 지원해도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최대 고민이다. 내년 말까지 현대상선이 갚아야 할 빚은 1조원이 넘지만 현대증권 매각으로 현대상선에 순유입되는 현금은 25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증권 지분을 사들인 뒤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포기하거나 제3자 매각을 추진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현대 측은 이 경우 ‘알짜 계열사는 현대 측이 가지고 부실 계열사는 채권단에 떠넘긴다’는 식의 ‘꼬리 자르기 논란’이 생길까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채권단 내부에서도 현대상선 차입금 규모(4조6000억원)를 고려할 때 현대 측이 현대상선과 현대증권 경영권을 모두 포기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일단 현대 측의 대출금 상환 계획은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계열사 구조조정 방안은 새 자구안을 토대로 정부와 협의해 확정할 계획이다.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디지털자산거래소인 코빗 인수를 추진한다. 인수에 성공할 경우 업비트와 빗썸이 양분하고 있는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시장에 균열이 생길지 주목된다.28일 암호화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지분율 60.5%)와 2대주주 SK플래닛(31.5%)이 보유한 주식을 인수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선 전체 거래 규모가 1000억~1400억원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인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주 회장(48.49%)과 부인 김미경 씨(10.15%) 등 특수관계인들이 지분 대부분을 소유한 사실상의 가족회사다. 박 회장은 최근 한 행사에서 “지금은 디지털 기반의 금융 혁신을 다시 한번 해야 할 때”라며 “전통자산과 디지털자산을 융합하는 비즈니스를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현재 국내 암호화폐 거래 시장은 업비트(두나무)와 빗썸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코빗의 경우 NXC와 SK플래닛이 투자해 대주주에 올랐지만 별다른 시너지를 내지 못했다. 금융산업 전문성이 있는 미래에셋이 코빗을 품을 경우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코빗을 인수하면 신규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다. 암호화폐 거래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데다 곧 제도권에 편입될 가능성도 있어서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에서는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와 코인베이스 등 암호화폐거래소, 비자·마스터 등 전통 기업들이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변수는 이번 인수가 ‘금융·가상자산 분리’(금가분리) 원칙에 어긋나는지 여부다. 2017년 도입된 금가분리 원칙에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인 코빗에 대한 인수를 추진한다.28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 2대 주주 SK플래닛과 지분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코빗은 넥슨의 지주회사인 NXC가 지분 60.5%, SK플래닛이 31.5%를 보유 중이다. 거래 규모는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거론된다.인수 주체는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금융 계열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이 인수하는 만큼 이번 합병이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을 비껴갈 수 있을 전망이다.업계는 미래에셋의 코빗 인수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로 굳어진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굵직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보고 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빚은 쿠팡에서 사용자 이탈 조짐이 나타난 가운데 증권가에선 경쟁사의 점유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됐다. 3370만 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일어난 후 문화·예술계와 정치권 인사들의 ‘탈팡’(쿠팡 탈퇴) 인증 릴레이가 이어지고, 연말 대목에 결제건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쿠팡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 후 한 달여 만인 28일 처음으로 사과했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 연석청문회에 출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는 고수했다.쿠팡 개인정보 유출 규모 3370만 명 수정 후 주가 13% 하락쿠팡의 자체 조사결과 발표 후 첫 거래일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쿠팡 모회사인 미국의 쿠팡Inc는 직전 거래일보다 6.45% 오른 24달러27센트에 거래를 마쳤다.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지난 25일 낸 보도자료에서 포렌식 증거를 활용해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전직 직원을 특정했다고 밝혔다.다만 이는 개인정보 유출 규모를 기존 4500명에서 3370만 명이라고 수정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주가(28달러16센트)와 비교하면 13.81% 하락한 수준이다. 미국에서 주주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하는 데 더해, 한국에서 고객 이탈이 본격화할 조짐이 나타난 영향이다.쿠팡의 주주 조셉 베리는 지난 18일 쿠팡 법인, 실질적 오너인 김범석 의장, 거라드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상대로 증권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쿠팡이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제때 공시하지 않은 데 따른 주주의 피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이다.한국에서는 ‘탈팡’이 가속화할 조짐이다. 배우 문성근·김의성의 ‘탈팡 인증 릴레이’가 정치권으로 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