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신규상장 최대 139개…작년 두배
올해 증시에 신규 상장한 기업이 연말까지 최대 139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73개)보다 두 배가량으로 늘어난 숫자며, 2002년 이후 최다 수준이다. 연말까지 전체 공모시장 규모도 5조원을 돌파해 5년 만에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개, 코스닥시장에서 70개로 총 81개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상장기업 수(유가증권 7개, 코스닥 66개)를 훌쩍 넘어섰다.

현재 연내 상장을 목표로 심사받고 있거나 공모 절차를 밟고 있는 기업은 유가증권 8개, 코스닥 50개다. 이들 기업이 예상대로 절차를 진행해 상장에 성공한다면 연말까지 유가증권에선 최대 19개, 코스닥에선 120개 기업이 상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코스닥 신규 상장사가 120개까지 늘어나는 것은 2002년(150개) 이후 처음이다.

이처럼 기업공개(IPO)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른 것은 시장 분위기가 우호적이었기 때문으로 투자은행(IB)업계는 분석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한 회사 공모주 청약에 5조~6조원 이상 돈이 몰리고 올 상반기엔 주가 흐름도 좋아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을 수 있는 상황이 조성됐다”며 “기업들이 이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IPO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신규 상장 기업 숫자가 두 배가량 늘어나면서 IPO 공모주 시장도 5조원대로 성장했다. 5일까지 상장한 기업의 공모 규모는 유가증권이 1조5839억원, 코스닥이 1조3374억원이다. 거래소는 올해 연말까지 공모 규모가 유가증권과 코스닥 각각 2조7000억원으로 작년(4조6572억원)보다 16%가량 늘어난 총 5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생명(4조8881억원), 대한생명(현 한화생명·1조7805억원) 등 대형사가 상장했던 2010년(10조907억원)에 이어 5년 만에 최대다.

올해 공모시장의 성장에는 특히 코스닥의 역할이 컸다. 대부분 상장기업의 공모 규모가 100억원 안팎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더블유게임즈(공모 규모 2777억원), 파마리서치프로덕트(1238억원) 등 이례적으로 공모 규모 1000억원 이상 기업이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

거래소는 앞으로도 상장을 공격적으로 독려할 예정이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상장 가능한 우량기업이 전국에 3000개 정도 있는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도 올해 수준으로 기업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이날부터 유가증권시장 상장 문턱을 상당폭 낮추는 방안을 발표했다. 현행 매출 1000억원 이상 이익(영업이익 세전이익 당기순이익 중 낮은 금액 기준) 30억원 이상을 달성해야 하는 요건은 유지하되 시가총액(상장예정 주식수×공모가) 4000억원 이상, 매출 2000억원 이상 요건을 시총 2000억원, 매출 1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했다. 거래소는 또 시가총액 2000억원+이익 50억원, 시가총액 6000억원+자기자본 2000억원이라는 상장요건을 새로 추가했다.

서기열/민지혜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