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개교 이래 처음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토론대회를 연다. 주제는 ‘올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다.

2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는 다음달 18일 ‘제1회 관악 토론 한마당’ 본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 기초교육원은 지난 7월 말부터 참가자를 모집해 이달 초 16팀의 본선 진출자를 가렸다.

주제와 관련해 안병직 기초교육원장은 “요즘 학생들이 고시나 취업 준비에만 몰두하면서 점차 윤리와 가치의 문제에 대해선 관심을 두지 않아 우려스러웠다”며 “특정 이슈나 윤리규범을 놓고 찬반 토론을 벌이기보다 ‘올바른 삶’이란 무엇인지를 폭넓게 토론함으로써 말하기와 논리적 사고력을 길러보자는 것이 이번 대회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대회 취지문은 2001년 일본에서 유학 중이던 고려대생 고(故) 이수현 씨가 술에 취한 행인을 구하기 위해 철로에 뛰어든 사례 등을 언급하며 ‘올바른 일이란 대체 무엇인지’ ‘과연 목숨마저 바칠 일인지’ 등의 질문을 제시했다. 또 플라톤의 ‘국가’에 등장하는 그리스 철학자 트라시마코스가 “더 강한 자의 이해관계가 곧 올바름”이라고 주장한 것처럼 ‘객관적으로 올바른 것이 존재하는지’ 등도 화두로 던졌다.

이번 토론대회는 성낙인 서울대 총장(사진)이 줄곧 강조해온 ‘선한 인재 양성’과 맥이 닿아 있다. 성 총장은 지난해 취임식에서 “서울대를 국가에 봉사하는 ‘선한 인재’들의 배움터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달 5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한 결과 모두 41개팀(112명)이 자신의 견해를 담은 입론문을 제출할 만큼 학생들의 관심도 높았다. 안 원장은 “‘올바르게 살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 팀도 제법 있어 흥미로운 토론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음달 18일 열리는 본선 대회는 16강부터 결승으로 이어지는 토너먼트 형식으로 펼쳐진다. 최종 우승팀에는 상금도 준다. 철학, 문학, 법학 등을 전공한 교수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해 단계마다 어떤 팀이 가장 타당한 논변을 펼쳤는지를 평가한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