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토론회 개최…조정관 "文 호남 지지율, 김무성보다 낮아"
더좋은미래 토론회 "지지층 결집 실패"

역사교과서 정국의 한가운데 서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한동안 잠복했던 노선경쟁이 불붙으며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다.

내년 총선 현역의원 물갈이를 위한 평가작업이 시작되는 등 총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당내 문제에 더이상 침묵할 순 없다는 비주류와 중간지대 인사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교과서 국정화 저지에 힘을 모으는 모습을 보인 새정치연합이 또다시 주류, 비주류 갈등에 노출되며 내홍에 빠져드는 양상이다.

문재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이날 이동섭 전 노원병지역위원장의 북 콘서트와 자신의 싱크탱크 '내일' 토론회에 잇따라 참석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미리 배포한 '내일' 토론회 발제문에서 "새정치연합은 전면전의 운동권 체질이 강하고 이에 이골이 난 정치인들이 당을 이끌고 있다"며 "이것이 사실은 두뇌의 빈곤, 당과 대중을 격리시킨 측면이 있다.

전술은 있지만 전략이 없고, 더욱이나 이론은 생각도 못한다"고 맹비난했다.

한 명예교수는 2012년 대선 후 당 대선평가위원장을 맡아 대선평가보고서를 발간하고, 문 대표를 비롯한 친노 진영에도 거침없는 비판을 해왔다.

그는 문 대표가 주도한 혁신위원회 혁신안에 대해 "청산이 요구되는 당의 누적된 과오에 대한 처방이 없다.

혁신의 완장을 차고 공천규칙을 지휘하고 특정인의 정치적 거취까지 강제하는 공식 입장을 낸 것은 혁신과 반대되는 특권의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혁신위는 객관적 방법론, 즉 국민의 눈높이를 검증의 잣대로 활용한 흔적을 찾기 힘들다"며 "당권 세력, 특히 당 대표의 눈높이에서 혁신위를 운영한 셈이 됐다"고 평가절하했다.

조정관 전남대 교수는 "말을 바꾸고 실천하지 않고 책임지지 않는 리더십은 현재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철회의 가장 심각한 원인"이라며 "호남 민심은 문 대표에 대해 신뢰할 수 없는 지도자로 낙인찍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갤럽의 조사에서 문 대표의 호남민 선호도는 8%까지 추락해 박원순(31%), 안철수(20%)의 절반 이하다.

심지어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9%를 기록한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호남민심이 문 대표를 이미 비토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초재선 소장개혁파 모임으로 중간지대를 표방해온 '더좋은미래'는 29일 '2017 집권의 길, 국민에게 묻는다'는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했다.

지난 8월 토론회에서 당의 중도화 전략에 우려를 표시하며 진보 정체성 확립을 주문한 연속선상에서다.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유권자 정치지형에 대한 여론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보수정권 8년만에 민주·진보진영의 여론사 지지우위 징후가 나타나고 새누리당 정권에 대한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차기 총·대선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새정치연합 지지층 결집능력의 부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야당 지지층과 진보적 이념층의 지지이완 현상이 뚜렷하고, 새정치연합의 정체성 확보 실패로 진보적 무당파층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총선 지형에서 지지층과 진보성향층 지지결집에 모두 실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호남권 응답자는 지지정당의 현재 모습 만족도가 47.1%로 전국 평균 74.4%에 훨씬 못미치고, 신당 지지 응답이 48.1%에 달해 새정치연합에 대한 호남 민심의 이탈 정도를 짐작케 했다.

김기식 의원은 "경제민생문제에 대해 추상적 개념이나 정치 슬로건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노동, 세금, 부동산, 재벌규제 같은 민생정책을 중심으로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능력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서혜림 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