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와 현대음악에 푹 빠져볼까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달 3~21일 '서울국제바흐페스티벌'

다음달 3일부터 21일까지 열리는 ‘제6회 서울국제바흐페스티벌’에서 펼쳐질 마지막 공연이다. 격년으로 열리는 국제바흐페스티벌은 국내에서는 드물게 고(古)음악을 주제로 한 음악제다. 올해 주제는 ‘바흐, 현대를 만나다’. 바흐를 포함한 바로크시대 작곡가들의 곡을 현대곡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기획이다.
첫 무대는 3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고음악과 현대음악을 넘나드는 폭넓은 레퍼토리의 소프라노 서예리와 ‘리리아르떼 앙상블’이 연다. 리리아르떼 앙상블은 독일 뮌헨에서 2000년 결성된 고음악 연주단체다. 헨델, 몬테베르디, 제미니아니의 곡과 작곡가 진은숙이 편곡한 14세기 음악 ‘나는 사랑에 빠졌답니다’ 등을 연주한다.
11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데이비드 심슨과 노엘 스피트 부부의 듀오 연주회도 눈길을 끈다. 심슨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바로크 첼리스트이자 전문 연구가로 하버드대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한 이력이 이채롭다. 줄리아드음대와 파리음악원을 거쳐 프랑스 고음악단체 ‘레자르 플로레상’의 수석 첼리스트를 맡고 있다. 13일 한양대 리사이틀홀에서 ‘평균율’을 주제로 세미나도 연다. 스피트는 파리국제하프시코드콩쿠르에서 우승한 쳄발리스트다. 두 연주자는 바흐와 쿠프랭, 제럴드 글린의 곡을 연주한다.
6일 금호아트홀에서는 리리아르떼 앙상블과 한양대 음악연구소 산하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바흐 콜레기움 서울’이 함께 연주회를 연다. 바로크 리코더 연주자 권민석이 윤이상의 ‘리코더 독주를 위한 중국의 그림’, 바이올리니스트 백승록이 바흐 소나타를 연주한다. 마지막 무대인 케라스의 첼로 독주회는 21일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다. 애초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중 세 곡을 연주하는 것으로 기획했으나 케라스 본인이 원해서 ‘전곡 마라톤 연주’로 바뀌었다.
2005년 처음 열린 국제바흐페스티벌은 고전·낭만주의에 편향된 국내 클래식 음악계의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취지로 한양대 음악연구소가 기획했다. 그동안 고음악 지휘 거장인 르네 야콥스, 첼리스트 마르틴 뢰어, 합창계 거장 헬무트 릴링 등이 이 음악제 무대에 섰다. 정경영 한양대 음악연구소장은 “해외 고음악계에 입소문이 나 거장들이 계속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고음악 연주가 풍성해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