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는 일본에서 기업 구조개혁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이다. 가와무시 다카시 전 회장은 “‘좀비사업’이 사내에 있으면 기업이 통째로 ‘좀비 사업집단’으로 변해버린다”며 강력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히타치는 이런 기틀을 발판으로 과감한 사업재편을 추진했다. 철도나 전력 중전기 대형플랜트 등 굵직한 인프라사업에 적극 뛰어들었다. 선진국들이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전략을 채택하자 적극적으로 인프라개발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거시경제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다. 69세인 나카니시 히로아키 히타치 회장은 지금도 직접 IT 전시회에서 영어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역동성도 여기저기서 읽힌다. 엔저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개척에 도전하고 있다. IS(이슬람국가)가 타는 차량도 도요타 차라고 한다. 물론 일본 정부도 이 같은 기업의 노력을 지원하고 있다. 아베 신조 총리는 중앙아시아 등을 돌면서 인프라 투자에 일본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 세일즈에 뛰어든다. 2020년까지 인프라 수출 수주액 30조엔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53만여개 기업들의 작년 경영상태를 분석한 결과 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1960년 이후 최저치인 -1.6%를 기록했다고 한다. 미국(2.4%), 일본(2.8%)과 비교해도 큰 감소세다. 구조개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글로벌화에도 뒤처지고 있는 현실이다. 기업 역동성이 떨어진다는 소리만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성장동력의 투혼을 가진 기업도 달리 찾기 힘들다. 정치권은 기업을 옥죈다. 경제활성화 법안이나 개혁법안은 지지부진이다. 이게 한국의 한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