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준 감흥 붓끝으로 되살려…김세희 개인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 화백이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사 1층 한경갤러리에서 지난 40여년간의 작업을 보여주는 회고전을 연다. 전시회 주제는 ‘향원익청(香遠益淸). ‘향기는 멀리 갈수록 맑음을 더한다’는 뜻이다.
작가는 그동안 작업한 1000여점 중 선비의 기상과 지조를 상징하는 사군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그림을 비롯해 한국의 산천과 들판을 적묵과 수묵으로 재현한 작품, 달마도와 호랑이 그림 등 25점을 골라 보여준다. 논어와 명심보감 등에서 따온 화제(畵題)와 그림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시장에는 문기(文氣)와 아취(雅趣)가 넘치는 작품들이 관람객을 반긴다. 올해 초 제작한 ‘송하맹호도’는 소나무 아래서 포효하는 호랑이를 극적으로 잡아낸 수작이다. 승려가 소나무 아래에 앉아 참선하는 모습을 그린 ‘신선도’는 집집마다 참된 부처가 있다는 뜻의 ‘가정진불(家庭眞弗)’을 화제로 달아 불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 준다.
가을의 정취를 담아낸 국화, 눈 속에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매화, 마음속에 담아둔 풍경을 어느 순간 흥이 돋아 붓 가는 대로 그려낸 작품, 단박에 직관력으로 목판에 묘사한 ‘달마도’ 등에서는 전통 서예를 바탕으로 한국화의 정신성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산천에 담긴 아름다움과 한국화의 역사적 가치를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