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과 엔지니어링업계 잇는 가교 서울대 EDRC “프로젝트 역량 갖춘 인재 키워야”
서울대 엔지니어링개발연구센터(EDRC)가 출범 일 년 만에 엔지니어링 고급인재 교육과 산학협력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과 플랜트 엔지니어링업계를 잇는 가교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EDRC와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2015 EDRC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국내 엔지니어링업계 임직원과 학생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EDRC는 정부가 엔지니어링 고급인재 양성을 위해 지난해 설립했다. 서울대를 주관대학으로 국내 29개 대학과 45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한종훈 EDRC소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지난주 박근혜 대통령 방미 경제사절단에 동행하며 미국 주요 엔지니어링 교육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며 “앞으로 EDRC는 국내 엔지니어링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EDRC는 16일 AspenTech, UOP, Pertroskills 등 미국 유수 엔지니어링 업계·교육기관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인턴십 프로그램, 교과과정 등을 도입하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EDRC는 그간 진행한 교육과 산학협력 실적도 발표했다. EDRC가 올해 1월 진행한 ‘글로벌 엔지니어 인재양성 프로그램’ 1차 교육에는 기업 임직원과 대학원생 등 1000여명이, 7월 2차 교육에는 1400여명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에쓰오일 등 신청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맞춤형 교육도 실시 중이다.

해외인턴 사업을 통해선 지금까지 영국 CPSE, PSE, 미국 TAMU, 조지아텍 등 기관에 12명의 인턴을 파견했다. 한 소장은 “일부 기관에서는 인턴을 정식 채용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산학협력에서는 지난해 29건, 올해는 32건의 과제를 대학과 기업이 공동으로 진행 중이며 일부 과제는 대기업과 상용화를 놓고 구체적인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상 고려대 교수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자산업 폐수 재이용을 위한 촉매 적용 고도산화공정 기술’을 삼성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임도진 부경대 교수가 세원공업과 함께 개발한 ‘연료전지용 디젤 흡착탈황장치 설계 기술’도 국내 대기업과 기술이전을 위한 접촉이 진행 중이다.

EDRC는 가상현실 플랜트 체험관을 설치해 현장경험이 부족한 학생 및 임직원들에게 실제 플랜트 운전환경과 동등한 체험 및 실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한 소장은 “해외 선진 교육기관 운영과목 등 400여개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저유가로 어려움에 처한 플랜트 업계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선 산학협력 강화를 통해 고급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고 지적했다.

권숙형 SK건설 전무(ENC부문장)는 “수익모델을 단순 시공에서 설계 등으로 다변화하기 위해선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역량을 갖춘 인재가 필요하다”며 “학계와 EDRC가 인재사관학교이자 원천기술 확보의 지렛대로서 역할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창우 서울대 교수도 “계약부터 꼼꼼히 검토하고 수익이 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는 역량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