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찬 사장
김옥찬 사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김옥찬 SGI서울보증 사장을 지주회사인 KB금융 사장으로 전격 발탁했다. 과거 KB금융 부사장과 국민은행 최고재무책임자(CFO)로 호흡을 맞췄던 윤 회장과 김 사장이 다시 손을 맞잡으면서 윤 회장 2기 체제의 막이 올랐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회장의 국민은행장 겸임은 이어질 전망이다.

○윤종규 회장과 각별한 인연

KB금융은 19일 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김 사장을 KB금융 사장 후보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내정했다. KB금융이 지주사 사장직을 부활시킨 것은 2013년 7월 임영록 사장이 KB금융 회장에 취임한 뒤 공석이 된 지 2년3개월 만이다. 윤 회장은 이날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대우증권 인수 등을 앞두고 큰 짐을 덜게 됐다”며 “기존 식구였던 만큼 원활하게 조직을 이끌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작년 10월부터 SGI서울보증을 이끌어온 김 사장은 국민은행에 줄곧 몸담은 정통 ‘뱅커(은행맨)’다. 서울사대부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국민은행에 입행했다. 입행 후 증권운용팀장, 방카슈랑스부장, 재무관리본부장,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을 거쳐 2013년 6월 국민은행장 직무대행을 지냈다. 작년 말에는 KB금융지주 회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주변 의견에 따라 후보에서 사퇴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김 사장은 온화한 성품으로 후배들의 신망이 두터운 데다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경험과 리더십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윤 회장이 직접 김 사장을 발탁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과제는 자회사 내부통제

KB금융의 사장직 부활은 지난해 경영진 간 갈등으로 어수선했던 조직 분위기가 이제 안정됐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11월 취임한 윤 회장은 지난 1년간 조직 안정과 화합을 위해 많은 힘을 쏟아왔다. 또 KB금융이 KB손해보험(옛 LIG손해보험)을 계열사로 편입하고 대우증권 인수에 나서면서 그룹 경영체계를 일부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것도 지주사 사장직 부활의 배경으로 꼽힌다. 윤 회장이 국민은행장을 겸하고 있는 만큼 업무가 과중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KB금융 한 임원은 “이런 목소리를 반영해 윤 회장이 KB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관리를 전담하고 대우증권 인수 등을 도맡아 추진할 적임자를 물색해 왔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인수를 위해 재무통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KB투자증권이 최근 검찰 압수수색을 받는 등 자회사 관련 내부통제 문제가 불거진 것도 김 사장의 복귀를 이끈 요인으로 전해졌다. 앞으로 윤 회장은 그룹 총괄 및 은행 경영을 맡고 김 사장은 손해보험, 생명보험, 증권 등의 경영관리를 담당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그간의 경험을 살려 대우증권 인수 등에 주력해 비은행 계열사의 업무 역량을 높이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SGI서울보증 사장 후임으로는 최종구 전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 전 부원장은 공직자심사윤리위원회를 마치는 다음달 SGI서울보증 사장에 취임할 전망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