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LG화학, 저유가 피한 '남다른' 실적…전지 기대감↑
유가 하락과 세계 경기 둔화 영향에 화학주(株) 3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화학이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성적표를 내놨다.

19일 증권업계는 LG화학의 이번 실적에 대해 "외부 변수에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LG화학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한 5464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로는 3.0% 감소하며 선방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5조177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8.6% 감소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3424억원으로 47.6% 증가했다.

앞서 증권사들이 추정한 평균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5091억원, 5조285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평균 추정치를 약 7% 웃돈 수준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초소재와 정보전자 부문의 선전을 LG화학의 이번 호실적 배경으로 꼽았다. 특히 저유가 피해를 우려했던 기초소재 부문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와 주력 제품의 견조한 스프레드(제품가격-원재료가격) 덕분에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는 분석이다.

이충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초소재 부문은 나프타분해설비(NCC)와 프로필렌옥사이드(PO)의 견조한 스프레드와 환율 상승 효과가 유가 하락에 따른 영향을 상쇄했다"며 "정보전자 부문 역시 환율 상승 영향에 계절적 매출 증가가 더해지며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존아단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유가 하락에도 주력제품인 NCC와 PO, 고부가합성수지(ABS) 폴리에틸렌(PE) 등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로 수익성을 유지했다"며 "정보전자 부문은 대형TV와 초고화질 평광판 물량 증가로 전분기보다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전지 부문도 소폭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모바일과 자동차용 제품 모두 판매량이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앞서 LG화학의 전지 부문은 지난 2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을 내며 시장의 우려를 키우기도 했다. 최근에는 전기차 관련 종목이 증시 테마주로 떠오른 가운데 3분기 실적을 통해 전지 부문의 방향성과 성장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황유식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폴리머전지는 고객사의 신모델 적용으로 출하량이 늘었고, 중대형전지는 상용차용 판매가 증가했다"며 "2016년형 전기자동차에 채용되는 중대형전지는 4분기부터 출하량이 늘어날 예정으로 분기별 실적 증가가 가시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와 내년에도 실적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일제히 올려잡고 있다. '캐시카우' 기초소재의 안정적인 실적에 전지의 성장성이 더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 LG화학 실적에서 주목해야할 부문은 전지"라며 "중국 전기 버스 납품이 더욱 늘어나면서 중대형 전지의 적자폭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보다 내년 이후의 실적 개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며 "특히 전지는 내년 실적 개선 폭이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기초소재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