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미국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정이 많이 들었다”고 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의 비전 명확성에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기간에 두 차례나 백악관 로즈가든 옆을 산책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두 정상이 두터운 신뢰감과 친밀감을 확인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말했다.

두 정상은 또 북한·북핵, 한반도 평화통일, 동북아 지역문제 등에 대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예정된 30분간의 단독 정상회담이 1시간10분으로 늘어났다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이 말했다. 회담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 잭 루 재무장관,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 토니 블링켄 국무부 부장관 등 미 정부 핵심 외교·안보 라인이 대거 배석한 점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주 수석은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사실상 모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미국 측의 한·미관계에 대한 높은 비중과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유럽 출장 관계로 배석하지 못했지만 그는 14일의 ‘한·미 우호의 밤’ 행사에 참석해 박 대통령에게 ‘양해’를 구했다고 한다.

두 정상 간 신뢰는 한·중관계에 대한 언급에서도 확인됐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한·미관계에 균열을 우려하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나는 한·미관계에 어떤 균열도 찾아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박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는 것이 미국에 큰 문제를 불러온다는 인식이 있는 데 글쎄다…”라며 “나는 시 주석과 이 방에서 건배하고 대화를 하며 식사도 했다(웃음). 우리가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기를 원하는 것처럼 한국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가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해서 한국이 중국과 좋은 관계를 갖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