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거리두는 힐러리 "TPP 반대한다"

국무장관때 찬성하다 견해 바꿔

미국 대통령선거의 민주당 후보 경선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결과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는 13일로 다가온 첫 민주당 대선 후보 TV토론회를 앞두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민주당 전통 지지계층의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선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7일(현지시간) 미국 공영방송 PBS와의 인터뷰에서 “오늘 현재 그 협정에 관해 아는 내용에는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협정은 미국의 좋은 일자리와 임금 인상, 국가 안보 증진 등 높은 기준을 충족시켜야 하지만 이번 협상은 그런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히 “환율조작 문제가 협정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협정에 참여한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조작으로 미국인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을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 내 경선주자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틴 오맬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도 TTP에 강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미국 언론은 오바마 정부 초대 국무장관을 지낼 때 TPP협상을 ‘골드 스탠더드’라며 적극 지지했던 클린턴 전 장관이 이처럼 태도를 바꾼 배경에는 당내 경선 경쟁자의 강경한 반대 입장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급진적이고 강경한 민주당 유권자의 지지를 이끌어내 경선 레이스를 장악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