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군의날 기념사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맹비난하며 남북관계가 '8·25 합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박 대통령이 북한에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중단을 연이어 촉구한 데 대해 "지금처럼 도발적 망동을 계속한다면 북남관계는 북남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67주년 국군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은 우리 민족의 운명을 위태롭게 만들고 세계 평화에 걸림돌이 되는 핵개발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지난달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움직임을 비판하고 개혁과 개방을 통한 경제발전의 길로 나설 것을 촉구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에 대해 "우리가 유엔 무대에서 한 남조선 집권자의 대결적 망발에 대해 경고를 보낸 것이 엊그제"라며 "그럼에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악담질을 또다시 해댄 것을 보면 고질병인 대결병 증세가 악화된 것 같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발언이 "북남관계를 파국에로 몰아가기 위한 계획적인 망발"이고 "조선반도 정세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책임을 우리에게 씌워보려는 간특한 잔꾀"라고 주장했다.

또 "외세를 끌어들여 위험천만하고 무분별한 도발을 일삼고 있는 장본인이 조선반도 평화의 강력한 보검인 우리의 자위적 핵 억제력을 걸고드는 것이야 말로 적반하장과 파렴치의 극치"라고 날을 세웠다.

우리민족끼리는 "(남조선) 집권자가 초보적인 정치적 지각도 없이 정세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망동"을 부리고 있고 "정세 악화를 부추겨대는 입방아질"을 계속하고 있다며 "이런 자들과 무엇을 논하고 합의 이행을 해나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자주권과 근본 이익에 저촉되는 그 어떤 대화나 평화적 분위기도 무의미하다는 것이 우리의 원칙적 입장"이라며 "남조선 집권자는 자기가 내뱉은 대결적 언동이 얼마나 엄청난 파국적 후과를 초래할 것인가 심사숙고하고 분별있게 처신하며 특히 입놀림을 바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북한은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박 대통령의 유엔총회 연설을 "북남관계 개선 분위기를 망쳐놓는 대결망동"이라며 "이산가족 상봉도 살얼음장 같은 위태로운 상태"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engi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