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돌아온 '객주'…"돈의 가치와 의미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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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장사의 신-객주 2015'
상도 지킨 조선 거상의 삶 다뤄
KBS '장사의 신-객주 2015'
상도 지킨 조선 거상의 삶 다뤄

조선시대 조정의 조달 품목을 취급하는 육의전 대행수 신석주(이덕화 분)는 중간도매상인 객주 김학준(김학철 분)이 경매에 부친 대형 여각을 헐값에 손에 넣은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여각은 조선 후기 연안 포구에서 상인들의 숙박, 화물 보관·위탁판매·운송 등을 맡아보던 상업 시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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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의 장편소설 ‘객주’가 드라마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지난달 23일 첫 방송을 탄 KBS 2TV 수·목 드라마 ‘장사의 신-객주 2015’(이하 ‘장사의 신’)다. KBS가 소설 ‘객주’를 드라마화한 것은 1983년 이후 32년 만이다.
드라마는 진정한 상도(商道)를 실천한 조선 제일의 거상 천봉삼의 파란만장한 운명을 담아낸다. 몰락한 객주의 후계자 천봉삼이 시장의 여리꾼(상점 앞에 서서 손님을 끌어들여 물건을 사게 하고 주인에게 삯을 받는 사람)으로 시작해 상단의 행수(우두머리)와 대(大)객주를 거쳐 거상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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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19세기 말은 상공인들이 활발한 거래를 통해 자본을 축적하고 근대 자본주의 사회로 발돋움하던 시기다. 상인의 물건을 위탁받아 팔아주거나 매매를 거간하던 중간상인인 객주와 봇짐이나 등짐을 지고 행상을 하면서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했던 보부상이 상업 활동의 주체였다.
드라마는 이 시대를 배경으로 상도의 철학을 펼쳐낸다. 소가죽 밀매의 유혹을 뿌리치는 천오수(김승수 분)는 “세상에 힘 안 들이고 돈 버는 일도 있소? 그러니까 못 한단 거요!”라고 거절한다. 그는 “장사에도 지켜야 할 염치와 도리가 있네. 그걸 상도라 하는 걸세. 상도! 자네가 밀거래로 우피를 싼 값에 넘겨버렸으니, 정당히 세금 내고 책문 거래허가증을 얻은 우피 객주는 어찌 되는가?”라고 일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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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