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국제회계기준 변경 적극 대비를"
“국제회계기준(IFRS) 변경에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금융회사들은 큰 낭패를 겪을 겁니다.”

지난 8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 위원에 선임된 한종수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사진)는 앞으로 5년 내 국내에 적용이 예상되는 IFRS 기준 변경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국제회계기준 해석위원회는 한국 등 세계 130여개국에서 사용하는 IFRS를 해석하고 지침을 제정하는 국제기구다. 14명의 위원과 1명의 위원장으로 구성된다. 아시아에서 위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과 중국 2개국뿐이다.

한 교수는 “중요한 자리를 맡은 만큼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의 회계처리와 관련된 애로사항들을 국제기구에 적극 전달해나갈 것”이라며 “특히 국제회계기준 위원회(IASB)가 추진 중인 IFRS 변경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IASB는 현재 총 13개의 IFRS 유형별 회계기준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 금융상품 회계와 관련된 IFRS9은 지난해 새롭게 제정했다. 2018년께 적용을 선포할 예정이다. 보험회계와 관련된 IFRS4는 현재 변경작업이 진행 중이고 내년 상반기 변경안이 발표돼 2020년께 도입될 전망이다.

이 두 변경안의 도입은 국내 은행과 보험사 회계처리에 큰 영향을 끼칠 예정이어서 국내 업체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 교수는 현재 일부 은행과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잠재적 취약성을 진단하는 ‘스트레스테스트(stress test)’를 내년부터 시행하기로 하는 등 충격에 대비한 작업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보험사들에 대한 걱정도 크다. IFRS4는 보험사들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방안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들의 부채비율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한 교수는 “2020년께 도입이 예상되는 IFRS4에 대해 아직 적잖은 보험사들이 시간적 여유가 있다고 오판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금부터 상품구조를 바꿔나가지 않으면 큰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