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약의 특허권을 인수해 하룻밤 새 약값을 수십 배 올리는 신종 투자수법으로 정치권과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은 미국 제약회사 튜링이 결국 꼬리를 내렸다.

마틴 슈크레리 튜링 대표는 22일(현지시간) NBC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가 왜 가격을 올렸는지 이해시키는 데 실수가 있었다”며 “사람들의 분노에 대한 응답 차원에서 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슈크레리가 입장을 선회한 데는 대권주자 중 한 명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민주당)이 일부 제약사의 폭리 사례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외신은 진단했다.

튜링은 지난달 말라리아와 톡소플라즈마 기생충 감염환자의 치료약 ‘다라프림’ 소유권을 인수하자마자 한 알에 13.5달러(약 1만6000원)이던 약값을 750달러(약 90만원)로 55배나 올려 비난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슈크레리 대표는 “약값 인상은 다라프림의 일부 부작용을 완화하고 품질을 개선하려는 목적”이라고 주장했지만 전문의들은 “기술개발 비용은 투자자로부터 조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헤지펀드 출신인 슈크레리가 이전에도 다라프림과 비슷한 투자에 나선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가열됐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