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 소장 구출작전' 고 김재현 기관사를 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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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6·25전쟁 또 한 명의 영웅' 18일 대전역 광장 동상 제막식
32사단 '김재현 대대' 명명식도
32사단 '김재현 대대' 명명식도
“내가 열차 운전대를 잡겠소. 사단장을 구하러 갑시다!”
6·25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도 안 돼 이미 대전은 북한군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윌리엄 딘 미24보병사단장(소장)이 있었다. 딘 소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도왔던 군정장관이자 6·25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낙동강 전투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지휘관이었다. 훗날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함께 미국의 전쟁영웅 16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50년 7월19일 미군 결사대 30명에게 딘 소장 구출 명령이 떨어졌다. 교통 수단은 철도가 유일했다. 작전에 참가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 “갑시다”를 외치며 열차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있었다. 대전철도국 소속 고(故) 김재현 기관사였다.
적진을 통과하며 기관차는 벌집이 됐고, 이미 결사대원 30명 중 27명은 전사했다. 작전은 실패했지만 김 기관사는 열차를 다시 몰아 출발지인 충북 영동역으로 향했다. 적진을 빠져나올 무렵 김 기관사는 가슴 관통상 등 여덟 발의 총상을 입고 전사한 상태였다. 그의 나이 28세, 네 살짜리와 두 살배기 두 아이의 아빠였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18일 제116주년 철도의 날을 맞아 김 기관사의 공로를 기려 대전역 동광장에서 동상(사진) 제막식을 한다. 당시 부기관사였던 황남호·현재영 씨의 동상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버나드 샴포 미8군 사령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김 기관사는 딘 소장 구출작전 공로로 2012년 미국 정부로부터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격인 ‘특별공로훈장’을 받았다.
‘김재현 대대’도 생긴다. 대전지역 향토사단인 육군 32사단 예하 505보병여단 1대대는 김 기관사의 호국정신을 계승하는 취지에서 부대 애칭을 ‘김재현 대대’로 명명하고, 이날 제막식에서 현판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최연혜 사장은 “6·25전쟁에 참전한 철도인들은 국가를 위해 누구보다 용감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며 “대전역 기념동상은 전사한 철도 영령의 숭고한 넋을 되새기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6·25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도 안 돼 이미 대전은 북한군의 손아귀에 넘어갔다. 하지만 그곳에는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윌리엄 딘 미24보병사단장(소장)이 있었다. 딘 소장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도왔던 군정장관이자 6·25 당시 북한군의 남하를 지연시켜 낙동강 전투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 지휘관이었다. 훗날 조지 워싱턴 미국 초대 대통령,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과 함께 미국의 전쟁영웅 16명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50년 7월19일 미군 결사대 30명에게 딘 소장 구출 명령이 떨어졌다. 교통 수단은 철도가 유일했다. 작전에 참가하면 죽음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 “갑시다”를 외치며 열차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있었다. 대전철도국 소속 고(故) 김재현 기관사였다.
적진을 통과하며 기관차는 벌집이 됐고, 이미 결사대원 30명 중 27명은 전사했다. 작전은 실패했지만 김 기관사는 열차를 다시 몰아 출발지인 충북 영동역으로 향했다. 적진을 빠져나올 무렵 김 기관사는 가슴 관통상 등 여덟 발의 총상을 입고 전사한 상태였다. 그의 나이 28세, 네 살짜리와 두 살배기 두 아이의 아빠였다.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18일 제116주년 철도의 날을 맞아 김 기관사의 공로를 기려 대전역 동광장에서 동상(사진) 제막식을 한다. 당시 부기관사였던 황남호·현재영 씨의 동상도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버나드 샴포 미8군 사령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다.
김 기관사는 딘 소장 구출작전 공로로 2012년 미국 정부로부터 민간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훈격인 ‘특별공로훈장’을 받았다.
‘김재현 대대’도 생긴다. 대전지역 향토사단인 육군 32사단 예하 505보병여단 1대대는 김 기관사의 호국정신을 계승하는 취지에서 부대 애칭을 ‘김재현 대대’로 명명하고, 이날 제막식에서 현판을 전달받을 예정이다.
최연혜 사장은 “6·25전쟁에 참전한 철도인들은 국가를 위해 누구보다 용감하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했다”며 “대전역 기념동상은 전사한 철도 영령의 숭고한 넋을 되새기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