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29일 연속으로 한국 주식시장에서 ‘팔자’ 행진을 이어갔다. 7월 이후 7조원이 넘는 돈이 빠져나가면서 외국인의 추가 매도 여력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늘고 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6.10포인트(0.32%) 상승한 1937.56에 마감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우려 탓에 치열한 ‘눈치 보기’ 장세가 빚어지면서 소폭 오르는 데 그쳤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159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29거래일 연속으로 주식을 팔았다. 사상 최장 연속 순매도 기록인 33거래일(2008년 6월9일~7월23일) 경신에도 한발 더 다가섰다.

이 기간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규모는 5조5431억원에 달했다. 외국인 매도세가 본격화된 7월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는 7조2829억원에 이른다.

이런 외국인 연속 순매도는 기간뿐 아니라 규모 측면에서도 과거 주요 경제 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기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은 3조944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2013년 6월(5조1000억원) 이후 2년2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올 6월(3890억원 순매도)과 7월(2조2610억원 순매도)에 이어 시간이 지날수록 순매도 규모가 커지고 있다.

영국계 자금이 1조2573억원이나 빠졌고 룩셈부르크(8854억원 순매도), 아일랜드(6497억원 순매도) 등이 순매도 국가 상위권에 포진하는 등 단기성 자금이 주로 빠져나간 것으로 분석됐다.

증권가에선 최근 외국인 매도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추가 유출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2010년 이후 외국인의 20거래일 누적 순매도 금액을 분석해 보면 이론상 최대 순매도액은 5조원가량으로 최근 20거래일 누적 순매도액 4조4000억원과 비교할 때 격차가 6000억원에 불과하다”며 “기술적으론 외국인 추가 매도 물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