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빈자리에 골프의류…새 브랜드 '봇물'
패션그룹형지는 지난 8월 한 달 동안에만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에 골프의류 까스텔바쟉 매장(사진)을 9개 열었다. 로드숍과 백화점 매장을 합쳐 이달 15일 점포 수가 85개로 불어났다. 3월 프랑스 까스텔바쟉과 국내 판권 계약을 맺고 골프의류 시장에 진출한 지 6개월여 만이다. 강종헌 패션그룹형지 차장은 “로드숍 매출이 잘 나오는 등 반응이 좋아 백화점으로 판로를 적극 확대하고 있다”며 “다음달에 100호점을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의류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기존 골프의류 기업은 세컨드 브랜드를 내놓고 신규로 골프의류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까지 잇따르면서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동수F&G는 기존 이동수골프 외에 추가로 일본 직수입 브랜드 비바하트를 조만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이동수골프는 디자인과 콘셉트를 새롭게 바꿔 다시 론칭한다. 엘로드는 숍인숍 형태로 운영하던 WAAC 라인을 단독 브랜드로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파리게이츠, 핑, 팬텀을 운영하는 크리스패션도 추가로 벤호건골프 론칭을 준비 중이다.

먼싱웨어와 르꼬끄골프를 운영하는 데상트코리아는 올초 데상트골프를 선보인 이래 지난달 처음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는 등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아웃도어 빈자리에 골프의류…새 브랜드 '봇물'
기업들이 앞다퉈 신규 브랜드를 내놓는 것은 골프의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서다. 롯데백화점의 골프의류 매출 증가율은 2013년 3%에서 2014년 6%로 높아졌다. 올해(1~8월 누계)는 13.8%로 역대 최고 증가율을 기록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골프의류 매출도 2013년 5.1%에서 2014년 10.3%, 2015년 15.9% 등으로 뚜렷한 성장세다.

골프의류가 호조를 보이는 것은 골프인구가 증가하고 디자인 측면에서도 일상복으로 착용할 수 있는 제품이 많이 나와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위호 롯데백화점 스포츠 바이어는 “스크린골프와 퍼블릭 골프장의 인기로 골프를 즐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고, 프레지던츠컵대회가 국내에서 열리는 등 골프 관련 행사가 많아지며 골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웃도어가 일상복으로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디자인과 소재의 골프웨어가 늘어난 점도 매출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골프 브랜드 던롭이 멀티숍을 선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던롭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골프와 여행을 결합한 콘셉트의 매장을 이르면 다음달 연다.

골프를 시작하는 연령이 낮아지는 점도 골프웨어 인기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20~30대 소비자의 골프의류 구매액 증가율은 2013년 5.1%, 2014년 10.3%, 2015년 15.9% 등으로 매해 높아지고 있다. 아동용 라인도 인기다. 파리게이츠는 작년 선보인 아동용 ‘잭버니’ 라인의 파리게이츠 매출 점유율이 지난해 3%에서 올해는 7%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