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에 실린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미국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에 실린 외계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미국항공우주국 제공
외계인을 찾기 위해 인류가 우주에 보내는 메시지에 ‘성(性)평등’과 ‘지구 생명체의 종(種) 다양성’과 같은 개념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의 ‘외계 지적 생명체 탐사(SETI)’ 프로젝트 네트워크는 지난 7~8일 리즈 베케트대에서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한 메시지를 우주로 쏘아올리기로 확정했다.

세티(SETI)는 전파망원경으로 외계인이 보낸 신호를 추적하는 프로젝트다. 지능을 갖춘 생명체라면 규칙적인 전파를 전송할 것이란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 영국 천재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SETI프로젝트 창시자 프랭크 드레이크 박사 등은 지난 7월 인류의 메시지를 우주로 보내는 한층 보완된 SETI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이른바 ‘돌파구 계획(Breakthrough Initiatives)’으로 이름 붙인 사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열렸다. 질 스튜어트 런던정치경제대 교수는 회의에서 1972년 발사된 미국 탐사선 파이어니어 10호에 실어 우주로 보낸 인류 메시지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했다. 파이어니어 10호에는 인류가 외계 생명체에 보내는 메시지를 적은 금속판이 실려 있다.

스튜어트 교수는 “금속판에는 남성이 주도적으로 손인사를 하지만 여성은 순종적으로 뒤에 서 있고, 둘 다 백인으로 묘사됐다”며 “지난 40년간 진행된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학자는 외계인에게 메시지를 보내서는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을 내놨다. 앤더스 샌드버그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너무 복잡한 언어와 단어를 메시지에 사용하면 악성코드처럼 외계인을 불쾌하게 만들 수 있다”며 “명확한 정보를 보내지 못한다면 외계인의 공격을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