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관리소장부터 한의사·디자이너까지…김해시 "전문성 높이려 외부 인재 수혈"
경상남도에서 대표적 아파트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김해시가 11만4300가구에 달하는 공동주택 관리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지난 4월부터 김해시청 공동주택관리과에서 일하는 탁윤주 주무관(7급)으로, 아파트 관리소장에서 ‘전문직 공무원’으로 변신했다. 탁 주무관이 맡은 업무는 258개 공동주택단지 관리와 하자보수 민원처리, 입주자대표회의 구성과 운영,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 모니터링 등이다.

김해시는 공동주택 관련 업무가 사업승인 위주에서 관리 쪽으로 전환됨에 따라 공동주택관리사 자격을 갖춘 탁씨를 영입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탁 주무관은 “공동주택 관리 업무는 과거와 연결된 것이 많아 변화된 규정의 흐름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며 “관리소장으로 일한 현장 경험을 살려 아파트 관리비 절감 등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에서 유학한 경관디자인 전문가 박주은 씨(6급)는 김해시청 디자인건축과에서 지역을 상징하는 색채를 담당한다. 부산디자인센터에서 일하다 김해시청으로 옮긴 박 주무관은 김해의 도시경관과 공공디자인 특화사업을 기획하고,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기본계획 수립에 참여하고 있다. 김해시를 대표할 도시 색채 계획도 만들고 있다. 그는 “도시계획 곳곳에 디자인적인 요소를 접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가 민간 전문가들을 활발하게 영입해 시정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주택관리사와 경관디자인 전문가는 물론 한의사, 대중교통 전문가, 공인노무사 등 16명을 채용해 전문성이 필요한 업무를 과감하게 맡겼다.

김해시는 민간 전문가 영입에 따른 효과가 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의사 출신에게 맡긴 김해보건소의 한방진료와 건강강좌에는 연간 1만9000여명이 참가했다. 대중교통 회계분야에도 전문가를 영입해 시내버스 원가산정기준을 재정비하면서 연간 20여억원의 운영비 절감 효과를 보았다. 김해시의회는 방송장비 전문가를 채용해 회의 진행 영상을 생방송으로 시민에게 내보내고 있다.

조승욱 김해시 인사계장은 “일반 공무원이 수행하기 어려운 분야에 민간 전문가를 영입해 일정기간 전담하도록 함으로써 업무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며 “도시디자인과 대중교통 분야는 전국 어느 지자체와 비교해도 앞서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