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란드 루엘을 압니까?…경영학도라면 꼭 알아야할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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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고려대서 특강한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
[ 김봉구 기자 ] “모네, 르누아르, 드가를 알고 있습니까?” 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 LG-포스코경영관 수펙스홀. 200여명의 청중 앞에 선 지영석 엘스비어 회장(사진)이 강연에 앞서 던진 질문이다.
청중들이 “안다”고 답하자 “두란드 루엘(Durand Ruel)은 아느냐”는 질문이 되돌아왔다. 이번엔 침묵이 흘렀다. 지 회장은 “두란드 루엘은 당대 프랑스에서 ‘비정상’으로 여겨지던 인상파 작품의 가치를 한 발 앞서 알아보고, 심지어 미완성인 그림까지 5000여점을 수집해 미국에서 수집가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면서 “경영학도라면 꼭 알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수집가들은 전통적 작품을 고수했지만 두란드 루엘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화가들의 가능성을 봤다. 그 결과 미국이란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엘스비어를 비롯한 출판기업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이 수집가로부터 통찰력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스비어는 과학·기술·의료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세계 최대 규모 학술콘텐츠 출판사다. 무려 43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24개국 지사에서 7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람, 선택, 그리고 리더십’을 주제로 본격 특강에 나선 그는 “구텐베르크 활자의 시대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오며 최근 몇년간 출판계는 급변했다. 출력한 원고를 감수해 출판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하는 흥미로운 시대”라고 귀띔했다. “출판 환경의 변화로 이제 누구나 퍼블리셔(publisher)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지 회장에 따르면 출판계는 대중적인 소설이나 시집,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학습지, 전문학술서적으로 삼분되는 추세다. 그는 “특히 개인이나 여러 학자가 함께 집필한 분야별 세계 10위권 전문학술지는 절반 이상이 국제협력을 통해 다양한 국가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급변하는 출판 환경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한 키워드로 △확장(expansion) △경험(experience) △결속(engagement) 3가지를 꼽았다.
지 회장은 “50% 이상의 독자가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텍스트를 접하는 환경”이라며 “출판 기업은 종이책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 적시에 적합한 콘텐츠와 맥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나 휴대전화가 더 이상 원래의 한 가지 기능만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 출판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차원이 다른 경험에 값을 매기는 시대가 됐다. 경험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또 “예전엔 일방적 판매를 중시했는데 오랜 기간 출판계에 몸 담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작가와 독자, 그 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한 다방향 소통을 통해 깊고 오랜 결속을 다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 회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와 콜롬비아대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하고 잉그람북 그룹 사장 및 최고업무책임자(COO), 랜덤하우스 사장 및 아시아회장 등을 지냈다. 동양인 최초로 국제출판협회(IPA)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현재 엘스비어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과 비즈니스 감각 함양을 위해 매년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특강을 열고 있다. 이날 지 회장을 비롯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세계적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회장,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대를 찾아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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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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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중들이 “안다”고 답하자 “두란드 루엘(Durand Ruel)은 아느냐”는 질문이 되돌아왔다. 이번엔 침묵이 흘렀다. 지 회장은 “두란드 루엘은 당대 프랑스에서 ‘비정상’으로 여겨지던 인상파 작품의 가치를 한 발 앞서 알아보고, 심지어 미완성인 그림까지 5000여점을 수집해 미국에서 수집가로서 최고의 성공을 거뒀다”면서 “경영학도라면 꼭 알아야 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존 수집가들은 전통적 작품을 고수했지만 두란드 루엘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화가들의 가능성을 봤다. 그 결과 미국이란 새로운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며 “엘스비어를 비롯한 출판기업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이 수집가로부터 통찰력을 얻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엘스비어는 과학·기술·의료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세계 최대 규모 학술콘텐츠 출판사다. 무려 430여년의 전통을 자랑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 24개국 지사에서 700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사람, 선택, 그리고 리더십’을 주제로 본격 특강에 나선 그는 “구텐베르크 활자의 시대에서 디지털 세상으로 넘어오며 최근 몇년간 출판계는 급변했다. 출력한 원고를 감수해 출판하는 시대는 끝나고 이제 모든 것을 컴퓨터가 하는 흥미로운 시대”라고 귀띔했다. “출판 환경의 변화로 이제 누구나 퍼블리셔(publisher)가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지 회장에 따르면 출판계는 대중적인 소설이나 시집, 아동과 청소년을 위한 학습지, 전문학술서적으로 삼분되는 추세다. 그는 “특히 개인이나 여러 학자가 함께 집필한 분야별 세계 10위권 전문학술지는 절반 이상이 국제협력을 통해 다양한 국가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급변하는 출판 환경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발전하기 위한 키워드로 △확장(expansion) △경험(experience) △결속(engagement) 3가지를 꼽았다.
지 회장은 “50% 이상의 독자가 디지털기기를 활용해 텍스트를 접하는 환경”이라며 “출판 기업은 종이책에 한정되지 않아야 한다. 적시에 적합한 콘텐츠와 맥락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나 휴대전화가 더 이상 원래의 한 가지 기능만 하지 않는 것과 같은 상황이 출판계에서도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차원이 다른 경험에 값을 매기는 시대가 됐다. 경험의 중요성을 간과하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또 “예전엔 일방적 판매를 중시했는데 오랜 기간 출판계에 몸 담으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작가와 독자, 그 외의 다양한 사람들을 고려한 다방향 소통을 통해 깊고 오랜 결속을 다지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지 회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과와 콜롬비아대 MBA(경영학석사)를 졸업하고 잉그람북 그룹 사장 및 최고업무책임자(COO), 랜덤하우스 사장 및 아시아회장 등을 지냈다. 동양인 최초로 국제출판협회(IPA) 회장을 역임한 데 이어 현재 엘스비어 회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고려대 경영대학은 학생들의 글로벌 리더십과 비즈니스 감각 함양을 위해 매년 글로벌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특강을 열고 있다. 이날 지 회장을 비롯해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세계적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회장,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HP) 회장 등이 고려대 경영대를 찾아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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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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