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띠는 미술시장] 단색화 열풍에 온라인 시장 급팽창 … 덩치 커지는 미술 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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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미술시장은 지금
단색화 가격 급등
박서보 그림 7억원에 낙찰…2006년 이후 20배 올라
온라인 시장 활력
1000만원 미만 중저가 그림 올들어 63억원치 거래
홍콩 시장이 견인차
서울옥션·K옥션 홍콩서 지난 5월 266억원 매출
단색화 가격 급등
박서보 그림 7억원에 낙찰…2006년 이후 20배 올라
온라인 시장 활력
1000만원 미만 중저가 그림 올들어 63억원치 거래
홍콩 시장이 견인차
서울옥션·K옥션 홍콩서 지난 5월 266억원 매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졌던 미술품 경매시장에 최근 숨통이 트이고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저금리로 유동성이 풍부해지자 미술품 애호가들이 고가 그림을 사들이면서 경매 낙찰률이 70~80%대로 올라갔다. 미술시장 전문가들은 시장에 ‘힘’을 보태는 요인으로 세계적인 단색화 열풍과 고미술에 대한 관심 증가, 홍콩 등 국제 미술시장 호황, 온라인 시장 팽창 등을 꼽고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올 하반기 미술시장은 경매를 중심으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풍부한 경매 출품작을 기반으로 상반기 수준의 낙찰률이 지속되면서 애호가는 물론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기회의 장이 펼쳐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단색화 그림값 급등
2012년부터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은 올 하반기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현대미술관이 단색화 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해외 컬렉터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90%까지 치솟은 단색화 낙찰률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단색화는 올해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컬렉터들의 응찰 경쟁이 이어지면서 낙찰 신기록을 쏟아냈다. 국제갤러리 전속작가 박서보의 ‘묘법 № 3-82’는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7억25만원에 팔려 자신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006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박 화백의 작품이 3665만원에 팔린 것에 비하면 9년 사이에 작품 가격이 20배가량 치솟았다. 갤러리 현대 전속작가인 정상화 화백의 ‘무제 88-7-1’은 6억1451만원에 낙찰되며 자신의 경매 최고가를 찍었다. 하종현 화백의 작품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100호(160.2×130.3㎝) 크기가 점당 3000만~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경매시장에서 1억원을 호가한다. 단색으로 자연의 섭리를 묘사한 윤형근(1억5000만원), 닥종이를 이용해 독특한 조형세계를 개척한 정창섭의 ‘묵고(默考)’(8000만원), 특유의 ‘보송보송한’ 질감을 완성한 김기린(7000만원), 서예의 필선으로 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이강소(5000만원)의 작품값도 1~2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온라인 시장 급팽창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점당 1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미술품 거래도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들어 온라인 경매를 통해 거래된 중저가 그림값은 63억6700만원에 달한다. 미술계는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를 100억원 안쪽으로 집계했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각종 그림까지 포함하면 1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지난해 전체 경매시장 규모(970억원)에 비하면 여전히 15%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온라인 경매가 월등하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쉽게 경매에 참가할 수 있는 데다 화랑이나 아트페어를 방문하지 않아도 미술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 한국미술 전진기지
홍콩이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홍콩크리스티 한국지사와 서울옥션, K옥션이 지난달 29~31일 홍콩에서 잇달아 시행한 경매에서 미술품 215점을 판매해 2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 가을 홍콩 경매 매출(166억원)보다 100억원이 넘는 액수다. 경매된 대부분의 작품은 추정가 범위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팔려 한국 현대미술이 아시아시장에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한국 미술품이 비교적 싸다고 판단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 컬렉터들이 본격적으로 구입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이는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한국 미술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대표작가 박수근 김환기 백남준의 작품도 올해 홍콩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김환기의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은 1384만홍콩달러(약 19억8000만원), 박수근의 ‘목련’은 1380만홍콩달러(약 19억7000만원)에 팔려 홍콩에서 자신의 최고가를 썼다. 백남준의 ‘루트(Route) 66’(280만홍콩달러), 이우환의 1979년작 ‘점으로부터’(868만홍콩달러) 등도 고가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똘똘한 고미술품에 수요층 몰려
고미술에 대한 관심도 미술시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고미술품은 가치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아 수요층이 관심을 보이자 일부 경매회사들은 국가지정 문화재까지 경매에 올리며 시장을 달궜다. 고미술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의 6월 경매에서 1000만원 미만 출품작 낙찰률이 도자기는 88%,민속품 90%, 고서화는 75%를 기록했다.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도 고미술 낙찰률이 70%를 넘어섰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되다 80여년 만에 공개된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白磁靑畵松下人物圍碁紋壺)’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3억5700만원에 팔렸다. 조선시대 ‘백자호’(10억5000만원), 단원 김홍도의 ‘노매함춘’(1억9500만원)도 경합 끝에 고가에 낙찰됐다.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고미술 시장이 근·현대 미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작품값도 20년 사이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서서히 회복될 때가 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블루칩 화가' 톱10
미술시장에서 최고 ‘블루칩’으로 꼽히는 작가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장욱진 도상봉 이대원 등이다. 최근 단색화가 인기를 끌면서 정상화 박서보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미술전문가들은 이들의 작품이 국내 미술시장에서 충분한 검증 과정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환기(1913~1974)
김환기의 작품은 작년 경매 낙찰총액 43억원을 웃돌며 박수근(14억원)을 누르고 미술시장의 ‘황제주’로 떠올랐다. ‘꽃과 항아리’(정물)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0억5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경매 사상 네 번째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박수근(1914~1965)
박수근은 한국 미술시장의 거대 동력이다. 1950년대 작품 ‘빨래터’는 45억2000만원(이하 구매 수수료 제외)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 10점 가운데 그의 작품이 4점이나 포함돼 있다.
◆이중섭(1916~1956)
이중섭은 한국인에게 각별한 대상인 소의 선하면서도 우직함을 묘사했다. 이 화백의 소 그림은 12~13점으로 극히 적다. 지금까지 이중섭의 그림 중 경매 최고가는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6000만원에에 팔린 유화 ‘황소’다.
◆장욱진(1918~1990)
장욱진 화백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는 작가다. 가격 상승폭으로 따지면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보다 떨어지지만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경자(91)
천경자 화백의 작품 가운데는 미인도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미인도는 이국적 이미지와 원색이 더해져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우환(79)
이우환은 세계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다. 일본과 미국, 유럽에선 설치미술가로 잘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회화로 유명하다. 그의 추상화는 1970년대 ‘점’ ‘선’ 시리즈로 시작해 1980년대 ‘바람’ 시리즈,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조응’ 시리즈로 이어진다.
◆도상봉(1902~1977)
국내 미술시장에서 정물화의 매력을 일깨워준 작가다. 안정된 구도로 절제와 질서를 보여주는 그의 정물화는 라일락과 백국 등 만개한 꽃그림과 과일 등의 일반 정물로 구분된다.
◆정상화(83)
1970년대 일본 미술계에 ‘단색화(모노크롬)’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작가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정 화백은 색채에서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대신 자신의 비법으로 바탕의 질감을 표현해낸다.
◆박서보(84)
단색화가 박서보는 1950년대 문화적 불모지였던 한국 미술에 추상미술을 소개하며 엥포르멜(서정적 추상주의 경향) 운동에 앞장섰다. 그의 1982년작 ‘묘법’ 시리즈는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7억원에 팔려 주목받았다.
◆김창열(86)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 화가’로 유명하다. 동양적 순환원리가 숨어 있는 물방울을 지난 50년 동안 줄기차게 그렸다. 한자와 물방울을 조합한 ‘회귀’ 시리즈, 모래 위에 오일로 작업한 작품 등이 인기가 높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단색화 그림값 급등
2012년부터 불기 시작한 단색화 열풍은 올 하반기에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뉴욕현대미술관이 단색화 기획전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해외 컬렉터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90%까지 치솟은 단색화 낙찰률은 당분간 고공 행진을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단색화는 올해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컬렉터들의 응찰 경쟁이 이어지면서 낙찰 신기록을 쏟아냈다. 국제갤러리 전속작가 박서보의 ‘묘법 № 3-82’는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7억25만원에 팔려 자신의 경매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2006년 소더비 뉴욕 경매에서 박 화백의 작품이 3665만원에 팔린 것에 비하면 9년 사이에 작품 가격이 20배가량 치솟았다. 갤러리 현대 전속작가인 정상화 화백의 ‘무제 88-7-1’은 6억1451만원에 낙찰되며 자신의 경매 최고가를 찍었다. 하종현 화백의 작품은 작년 초까지만 해도 100호(160.2×130.3㎝) 크기가 점당 3000만~4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최근 경매시장에서 1억원을 호가한다. 단색으로 자연의 섭리를 묘사한 윤형근(1억5000만원), 닥종이를 이용해 독특한 조형세계를 개척한 정창섭의 ‘묵고(默考)’(8000만원), 특유의 ‘보송보송한’ 질감을 완성한 김기린(7000만원), 서예의 필선으로 자연의 에너지를 표현하는 이강소(5000만원)의 작품값도 1~2년 새 50% 가까이 뛰었다.
◆온라인 시장 급팽창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한 점당 1000만원 미만의 중저가 미술품 거래도 시장의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 들어 온라인 경매를 통해 거래된 중저가 그림값은 63억6700만원에 달한다. 미술계는 온라인 경매시장 규모를 100억원 안쪽으로 집계했지만 통계에 잡히지 않는 각종 그림까지 포함하면 15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한다.
지난해 전체 경매시장 규모(970억원)에 비하면 여전히 15%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성장률은 온라인 경매가 월등하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듯 쉽게 경매에 참가할 수 있는 데다 화랑이나 아트페어를 방문하지 않아도 미술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홍콩이 한국미술 전진기지
홍콩이 한국 미술시장의 새로운 전초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홍콩크리스티 한국지사와 서울옥션, K옥션이 지난달 29~31일 홍콩에서 잇달아 시행한 경매에서 미술품 215점을 판매해 2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작년 가을 홍콩 경매 매출(166억원)보다 100억원이 넘는 액수다. 경매된 대부분의 작품은 추정가 범위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팔려 한국 현대미술이 아시아시장에서 다시 자리를 잡아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옥경 서울옥션 대표는 “한국 미술품이 비교적 싸다고 판단한 중국 대만 등 아시아지역 컬렉터들이 본격적으로 구입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이는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한국 미술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고, 한국 미술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대표작가 박수근 김환기 백남준의 작품도 올해 홍콩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김환기의 ‘블루 마운틴(Blue Mountain)’은 1384만홍콩달러(약 19억8000만원), 박수근의 ‘목련’은 1380만홍콩달러(약 19억7000만원)에 팔려 홍콩에서 자신의 최고가를 썼다. 백남준의 ‘루트(Route) 66’(280만홍콩달러), 이우환의 1979년작 ‘점으로부터’(868만홍콩달러) 등도 고가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똘똘한 고미술품에 수요층 몰려
고미술에 대한 관심도 미술시장에 큰 힘이 되고 있다. 고미술품은 가치에 비해 가격이 현저히 낮아 수요층이 관심을 보이자 일부 경매회사들은 국가지정 문화재까지 경매에 올리며 시장을 달궜다. 고미술 전문 경매회사 아이옥션의 6월 경매에서 1000만원 미만 출품작 낙찰률이 도자기는 88%,민속품 90%, 고서화는 75%를 기록했다.
서울옥션과 K옥션에서도 고미술 낙찰률이 70%를 넘어섰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소장되다 80여년 만에 공개된 조선시대 도자기 ‘백자청화송하인물위기문호(白磁靑畵松下人物圍碁紋壺)’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13억5700만원에 팔렸다. 조선시대 ‘백자호’(10억5000만원), 단원 김홍도의 ‘노매함춘’(1억9500만원)도 경합 끝에 고가에 낙찰됐다.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고미술 시장이 근·현대 미술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데다 작품값도 20년 사이에 큰 폭으로 하락한 만큼 서서히 회복될 때가 된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 '블루칩 화가' 톱10
미술시장에서 최고 ‘블루칩’으로 꼽히는 작가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장욱진 도상봉 이대원 등이다. 최근 단색화가 인기를 끌면서 정상화 박서보 등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미술전문가들은 이들의 작품이 국내 미술시장에서 충분한 검증 과정을 통해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다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분석했다.
◆김환기(1913~1974)
김환기의 작품은 작년 경매 낙찰총액 43억원을 웃돌며 박수근(14억원)을 누르고 미술시장의 ‘황제주’로 떠올랐다. ‘꽃과 항아리’(정물)는 2007년 5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30억5000만원에 낙찰돼 국내 경매 사상 네 번째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박수근(1914~1965)
박수근은 한국 미술시장의 거대 동력이다. 1950년대 작품 ‘빨래터’는 45억2000만원(이하 구매 수수료 제외)에 낙찰돼 국내 미술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경매시장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 10점 가운데 그의 작품이 4점이나 포함돼 있다.
◆이중섭(1916~1956)
이중섭은 한국인에게 각별한 대상인 소의 선하면서도 우직함을 묘사했다. 이 화백의 소 그림은 12~13점으로 극히 적다. 지금까지 이중섭의 그림 중 경매 최고가는 2010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5억6000만원에에 팔린 유화 ‘황소’다.
◆장욱진(1918~1990)
장욱진 화백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는 작가다. 가격 상승폭으로 따지면 박수근 김환기 천경자보다 떨어지지만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천경자(91)
천경자 화백의 작품 가운데는 미인도가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미인도는 이국적 이미지와 원색이 더해져 신비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우환(79)
이우환은 세계 미술계에서 인정받는 작가다. 일본과 미국, 유럽에선 설치미술가로 잘 알려졌지만 국내에선 회화로 유명하다. 그의 추상화는 1970년대 ‘점’ ‘선’ 시리즈로 시작해 1980년대 ‘바람’ 시리즈,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조응’ 시리즈로 이어진다.
◆도상봉(1902~1977)
국내 미술시장에서 정물화의 매력을 일깨워준 작가다. 안정된 구도로 절제와 질서를 보여주는 그의 정물화는 라일락과 백국 등 만개한 꽃그림과 과일 등의 일반 정물로 구분된다.
◆정상화(83)
1970년대 일본 미술계에 ‘단색화(모노크롬)’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한국 추상미술 1세대 작가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정 화백은 색채에서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대신 자신의 비법으로 바탕의 질감을 표현해낸다.
◆박서보(84)
단색화가 박서보는 1950년대 문화적 불모지였던 한국 미술에 추상미술을 소개하며 엥포르멜(서정적 추상주의 경향) 운동에 앞장섰다. 그의 1982년작 ‘묘법’ 시리즈는 지난 5월 서울옥션 홍콩 경매에서 7억원에 팔려 주목받았다.
◆김창열(86)
김창열 화백은 ‘물방울 화가’로 유명하다. 동양적 순환원리가 숨어 있는 물방울을 지난 50년 동안 줄기차게 그렸다. 한자와 물방울을 조합한 ‘회귀’ 시리즈, 모래 위에 오일로 작업한 작품 등이 인기가 높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