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여의도 떠나는 증권가 '족집게'…김영익 전 센터장 강단으로
"25년동안 활동한 여의도를 떠나려니 시원섭섭합니다. 취업 등 걱정이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여의도 족집게' 김영익 전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이 25년 만에 여의도를 떠나 강단에 선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 전 센터장은 이달부터 서강대 경제학부 전임 교수로서 학생들을 가르치게 된다.

그는 금융시장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하며 2000년 주가 급락, 9.11테러 직전의 주가 폭락과 그 후의 반등, 2004년 5월의 주가 하락과 2005년 주가 상승 등을 맞히며 족집게 애널리스트로 주목받았다.

김 전 센터장은 서강대 경제학부에서 거시경제와 경제원론 등을, 경제대학원에서 전공인 증권 시장에 대해 강의하게 된다. 1989년 대신증권 입사를 시작으로 25년간 몸 담은 증권가 생활을 공식적으로 마감하게 됐다.

김 전 센터장은 "경제 이론을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중점을 두고 학생들을 가르칠 생각"이라며 "공식적으로 여의도를 떠나지만 일주일에 한두번씩은 여의도에 나와 시장 상황을 모니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의도 시절보다 시장을 멀리서 바라보게 되겠지만, 이론에만 빠지지 않고 꾸준히 시장과 소통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지난해 저술한 '3년 후 미래-두 번째 금융위기의 충격과 대응'이란 책을 통해서 2017년 중국발 금융위기에 대해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과잉 투자에 따른 기업과 은행 부실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갈 것이고, 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국 국채를 파는 과정에서 금융위기가 재현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의 미국 국채 매도가 달러 가치 폭락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세계 금융시장에 위기를 불러올 것으로 봤다.

그러나 이때 부동산과 주식 등 각종 자산의 가격이 싸질 것이라며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위기를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김 전 센터장은 "일자리 등 걱정이 많은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며 "경제가 어렵지만 어떻게 현실에 적응해 나갈지에 대해 알려주는 것도 교수로서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돈이 없어 중학교에 들어가지 못했고, 검정고시로 중학교과 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한 뒤 전남대학교에 들어갔다.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에서는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대신증권에 입사해 여의도 생활을 시작했고 대신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 한국창의투자자문 리서치 대표 등을 역임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