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을 연주하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올가을 서울 금호아트홀에서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을 연주하는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
러시아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이 올가을 클래식 무대를 수놓는다.

바이올리니스트 권혁주 등 국내 정상급 현악 솔로이스트들이 모여 만든 ‘칼라치 스트링 콰르텟’은 3일과 10일, 다음달 15일과 22일 서울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4회에 걸쳐 러시아 작곡 거장 쇼스타코비치의 현악사중주 15곡 전곡을 연주한다. 러시아 공산주의 치하에서 일생 숨죽이고 지냈던 쇼스타코비치가 스탈린과의 갈등 속에서도 음악적 신념을 살려 작곡한 명곡들이다.

금호아트홀 관계자는 “쇼스타코비치 현악사중주 전곡 연주는 역사적 무게 때문에 세계적 현악사중주단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라며 “두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전곡을 연주하는 사례는 드물다”고 말했다. 이번 연주는 ‘러시아 음악 계보를 이어갈 차세대 주자’로 불리는 권혁주가 주도적으로 이끈다. 9세에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중앙음악학교에 입학해 최연소 졸업한 그는 쇼스타코비치를 포함한 러시아 작곡가 해석에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25년 만에 국내에서 러시아 작곡가의 곡으로만 독주회를 연다. 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다음달 말까지 천안예술의전당, 구리시 구리아트홀, 군포시 문화예술회관,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등을 돌며 스크랴빈의 24개의 전주곡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소나타 1번을 연주한다.

백건우와 러시아는 인연이 깊다. 1990년대 초 스크랴빈 피아노독주곡 전곡과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앨범을 발매해 호평을 받았다. 1998년 RCA 레이블로 발매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앨범에는 “러시아 사람보다 더 라흐마니노프를 잘 이해한다”는 찬사가 쏟아졌다. 스크랴빈의 24개 전주곡 연주는 올해 스크랴빈 서거 100주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국내 여성 피아니스트로는 처음으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집과 차이코프스키 협주곡 전집을 녹음한 서혜경도 다음달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곡으로 구성한 ‘러시안 리사이틀’ 무대를 펼친다. 전국 투어 형식이다. 다음달 22일 경기 안양 평촌아트홀을 시작으로 26일 수원 경기문화의전당, 28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연주한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