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과학자들이 푹푹 찌는 여름철 더위에도 잘 녹지 않는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비법을 세계 최초로 알아냈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추가 비용이 거의 들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쉽게 보관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31일(현지시간) 에든버러대와 던디대 공동 연구진이 아이스크림을 천천히 녹게 하면서도 칼로리가 높지 않은 ‘BsIA’란 단백질을 찾아냈다고 전했다.

이 단백질은 주로 콩을 자연 발효시킨 일본의 대표적 전통 음식인 낫토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지금까지는 주로 물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방수 능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이 단백질이 공기와 아이스크림에 포함된 지방, 물과 결합해 잘 녹지 않고 오랫동안 상태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이스크림이 더위에 녹아내리지 않도록 지방 입자와 공기 방울을 서로 달라붙게 하는 일종의 코팅 접착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이 단백질이 칼로리가 적고, 얼리는 과정에서 모래알처럼 씹히는 얼음 결정이 생기는 것을 막아 아이스크림을 한동안 부드러운 상태로 유지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과학계는 이 단백질을 콩과 같은 천연 물질에서 쉽게 얻을 수 있고 지금보다 조금 높은 온도로 아이스크림을 운송할 수 있어 비용 절감을 고려하는 아이스크림업계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캐이트 맥피 에든버러대 물리천문학과 교수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만족할 만한, 덜 녹는 아이스크림이 머지않아 시장에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